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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해경 "흥진호 연락두절 청와대·총리실·해군에 알렸다"

중앙일보 2017.10.31 11:07
북한에 나포됐다 귀환한 어선 ‘391흥진호’ 사건과 관련, 해경은 납북 가능성 등을 고려해 당시 상황을 청와대와 총리실·해군 등에 곧바로 전파한 것으로 중앙일보 취재에서 확인됐다.
 

"북한의 송환 보도 보고 알았다"는 송영무 국방장관 거짓말했나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안이라 청와대도 보고받았다는데 "
동해해경서, 21일 오후11시11분 해군1함대 등 1차로 전파
해경청, 22일 청와대 전파후 일본·러시아·중국 등에도 협조
해경 "납북 가능성 등 모등 상황 고려해 가용수단 동원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고명균 통일부 장관,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은 북한이 송환 방침을 공개할 때까지 나포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국회에서 답변해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상황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8일 경북 울진 후포항에 도착한 391흥진호 선원이 얼굴을 가린 채 배에서 내려 버스에 타고 있다. 391흥진호는 지난 21일 동해 상 북측 수역을 넘어가 북한 당국에 나포됐다가 27일 풀려났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경북 울진 후포항에 도착한 391흥진호 선원이 얼굴을 가린 채 배에서 내려 버스에 타고 있다. 391흥진호는 지난 21일 동해 상 북측 수역을 넘어가 북한 당국에 나포됐다가 27일 풀려났다. [연합뉴스]

 
31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동해해양경찰서는 지난 21일 오후 22시31분 포항어업정보국으로부터 391흥진호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은 뒤 ‘위치보고 미이행 선박’으로 정하고 수색에 들어갔다. 이후 52분만인 오후 11시11분 이런 내용을 해군1함대사령부에 전파했다. 해군1함대사령부는 동해의 경비를 맡고 있다. 391흥진호가 조난과 전복 등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에 대비한 신속한 조치였다.
 
동해해경서의 보고를 받은 해경 본청은 이튿날인 22일 오전 8시2분 청와대(국가안보실 추정)와 총리실, 해수부, 국가정보원, 해군작전사령부 등 관계부처에 같은 내용을 추가로 전파했다. 군의 항공수색, 통신사 협조 등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일본과 러시아, 중국 등 인접 국가에도 전화와 공문을 통해 391흥진호 소재파악을 요청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북에 나포됐던 391 흥진호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상황도를 들고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북에 나포됐던 391 흥진호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상황도를 들고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송영무국방부 장관은 지난 30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391흥진호나포 사실을)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고 알았다”고 답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배석한 엄현성 해군참모총장도 같은 대답을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31일 국회에서 같은 취지로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이 마지막으로 위치를 보고한 지 36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되지 않으면 수색에 착수한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가용한 수단을 동원했고 내부에서는 납북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는 불법조업을 하느라 고의로 연락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지만, 선주와도 통화가 되지 않아 다양한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며 “군 내부에서 보고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해경은)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낮 12시30분쯤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 입항한 391흥진호. [연합뉴스]

지난 28일 낮 12시30분쯤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 입항한 391흥진호. [연합뉴스]

 
경주 감포 선적인 391흥진호는 지난 16일 복어잡이를 위해 울릉도 저동항을 출항한 뒤 오전 10시19분 울릉도 북방 약 183해리(339㎞)에서 조업한다고 수협중앙회 어업정보통신국에 통보했다. 391흥진호에는 선장과 선원 등 10명(한국인 7명·베트남인 3명)이 타고 있었다.
 
포항어업정보통신국은 391흥진호가 마지막 위치 보고를 한 지 36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닿지 않자 해경에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
 
31일 정부합동조사단이 391흥진호의 GPS플로터(해양 내비게이션)를 분석한 결과 한·일 공동어로수역에서 북한 해역으로 50마일(약 85㎞) 진입해 20시간가량 머문 것으로 밝혀졌다.
 
조업 중 21일 오전 0시30분쯤 북한 경비정(2척)을 발견 도주하다 1시간 뒤인 오전 1시30분 나포됐다. 이어 22일 오후 8시30분쯤 원산항으로 예인됐다. 원산항에서는 여관(추정)에서 2명씩 수용된 뒤 개별적으로 조사를 받았다. 개인 신원사항과 북한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경위 등을 물었다고 한다.
지난 28일 경북 울진 후포항에 도착한 391흥진호 선원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경북 울진 후포항에 도착한 391흥진호 선원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조사 과정에서 가혹 행위 등은 없었으며 선원들은 ‘북한 해역에 침범한 것을 인정하고 잘못했다’‘송환시켜주면 다시 침범하지 않겠다’‘북한 체류기간 처우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선장과 선원에 대한 조사에서는 391흥진호가 저동항을 출항할 때부터 선장이 V-PASS(선박자동입출항장비)의 전원을 끄고 운항한 사실이 드러났다. 선장은 북한 경비정에 나포될 당시에도 해경과 어업정보통신국에 구조요청도 하지 않았다. 조사단은 전원을 끈 이유와 구조요청이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추가로 조사 중이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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