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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자들 살기 편해졌잖아? ...2030 설문조사에선 “글쎄요”

중앙일보 2017.10.31 10:57
지난 27일 KT가 20~30대 청년 관객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청춘해' 토크 콘서트. MC를 맡은 컬투가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KT]

지난 27일 KT가 20~30대 청년 관객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청춘해' 토크 콘서트. MC를 맡은 컬투가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KT]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는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의 여행 후기가 가득한데 정작 전 점점 '집순이'가 되어 갑니다. 이런 제가 이상한 건가요?"
 
지난 27일 저녁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가면을 쓴 신서란(24)씨가 말했다. "뒤늦은 사춘기가 온 것 같다"는 신씨의 말에 다른 관객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KT가 마련한 2030 토크 콘서트 '청춘해'에 참석한 관객들이었다. 이들은 취업·꿈·대인관계·결혼 등 각자가 안고 있는 고민을 하나 둘 털어놨다. 누군가가 말했다. "도대체 청춘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KT는 지난 13~16일 20~30대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일·연애·결혼·취미·미래 등 다양한 관심사와 가치관에 대해 물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요즘 젊은 애들은 ○○하다는데?" 그동안 청년 세대를 규정짓던 여러 이미지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응답자들이 이렇게 되묻고 있었다. "(금시초문이라는 듯)제가요?"
 
이미지 하나. "젊은 애들이 열정이 있어야지!"
'아프니까 청춘이다''피하지 못한다면 즐겨라' 등의 명언은 구문(舊文)이 된 지 오래였다. '일주일 중 기분좋게 일하는, 또는 공부하는 날은 며칠입니까?'라는 질문에 20~30대 응답자 과반 이상(53.2%)이 2~3일이라고 답했다. '기분 좋게 일하는, 또는 공부하는 날이 없다'고 한 사람도 17.2%나 됐다.  
 
 
회사원 이무열(32)씨는 "'요즘 사람들은 왜 이렇게 열정이 부족하냐'는 상사의 말을 들을 때마다 '청년'이라는 말이 족쇄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응답자들은 '살면서 열정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불확실성(24.3%), 반복적인 일상(20.6%), 불공정한 보상평가체계(17.3%), 바뀌지 않는 관행(14.0%) 등을 꼽았다.
 
이미지 둘. "요샌 여자들이 더 살기 편하다는데?"
여성 응답자 49.5%는 "다시 태어나면 성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같은 질문에 '바꾸겠다'고 답한 남성 응답자들은 37.3%에 그쳤다. 7년 전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 대학생 1096명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만 해도 남학생 56.3%는 '다음 생애 여성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로만 놓고봤을 때 '여자들이 더 살기 편해졌다'는 말은 적어도 당사자들이 체감하기엔 틀린 말이었다.
 
 
'왜 성별을 바꾸고 싶은지' 묻는 세부답변에서도 두 성별은 차이를 보였다. 여성 응답자들은 '성범죄의 공포' '여행을 마음껏 다니고 싶어서' 등 대부분 안전 문제를 '성별을 바꾸고 싶은' 이유로 들었다. '여자로 살아가면서 받는 사회의 차별을 겪고 싶지 않아서' '월경·출산 등을 안 해도 돼서' 등을 이유로 제시한 이도 많았다. 반면 남성 응답자들이 여성으로 태어나고 싶은 이유는 '군대를 가지 않아도 돼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무거워서' 등이었다. '여자는 예쁘면 돼서''예쁜 옷을 입어보고 싶어서'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었다.
 
이미지 셋. "요즘 애들은 밖에서 놀지 않나?"
조사 결과 의외로 집에서 노는 걸 선호하는 '집순이''집돌이'들이 많았다. '주말 및 공휴일에 주로 활동하는 여가 장소가 어디냐' 물었더니 53.3%는 '집'이라고 밝혔다. 자주 하는 여가 활동도 '숙면 및 휴식'(17.8%)이 제일 높은 답변율을 보였다.
 
 
대학생 이지은(25)씨는 "집에서 노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면 '젊은 애가 왜 그러냐. 클럽도 안 가냐'는 공통된 반응들이 나온다. 정작 난 클럽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달 평균 클럽 방문 횟수'를 물었을 때 압도적으로 높았던 답변이 '방문하지 않음'(87.1%)이었다.
 
이미지 넷. "2030은 다 욜로족이잖아!"
 
 
얼마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욜로(You Only Live Once·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족'이란 말도 2030을 모두 꿰뚫는 말이 아니었다. 회사 월급·아르바이트비 등으로 들어오는 월수입 중 '나를 위한 투자 비용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과반 이상은 20% 미만(55.8%)이라고 답했다. 기분 전환을 위해 주로 소비하는 건 '외식 및 간식'(30.9%)'비였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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