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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발포로 동생 사망" 기무사, 5·18수사 문무일도 사찰

중앙일보 2017.10.31 10:52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오른쪽은 문무일 검찰총장 사찰 사실이 담긴 기무사 문건 [사진 이철희 의원실]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오른쪽은 문무일 검찰총장 사찰 사실이 담긴 기무사 문건 [사진 이철희 의원실]

국군 기무사령부가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수사하던 문무일 검사(현 검찰총장)를 사찰하고, 수사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당시 문건으로 공개됐다. 

 
기무사는 12·12 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의 책임자로 지목된 두 전직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문 검찰총장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연구관까지 뒷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기무사가 1996년 1월 작성한 ‘5·18 특수부 문무일 검사, 동생이 희생된 피해자 가족’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기무사는 이모 중사가 문 검사 지인한테서 들은 내용을 보고한 형식의 이 문건에서 “서울지검의 5·18 특별수사본부 소속 문 검사는 5·18 당시 동생이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 가족으로 알려져 피의자 측의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무사는 또 “문 검사는 61년 광주시 북구 유동에서 출생해 80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고대 법대를 거쳐 86년 사법시험에 합격, 헌재 서울지검 특수2부에 소속돼 있으나 서울지검 특수부가 5·18 특별수사본부로 편성돼 5·18 수사검사로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5·18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동생이 계엄군 발포로 사망해 현재 피해자 가족 신분으로 5·18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기무사는 특히 “수사검사가 고소·고발인과 특별한 관계에 있으면 다른 검사로 교체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문 검사를 수사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다만 기무사는 “문 검사의 경우 피의자 측에서 문제 삼거나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아 검찰에서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는 식의 동향 보고로 문건을 마무리했다.
 
 당시 문 검사는 특별수사본부에서 비자금 관련 혐의 수사팀에 배치돼 사실상 5·18 수사에는 관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문들은 5·18 때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은 문 검사의 친동생이 아니라 고교 동기였다고 보도하는 등 기무사 문건 내용과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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