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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설악산에 단풍들면 동해 바다는 다이버 천국

중앙일보 2017.10.31 04:00
수온은 기온에 비해 체열을 훨씬 많이 빼앗긴다. [사진 박동훈]

수온은 기온에 비해 체열을 훨씬 많이 빼앗긴다. [사진 박동훈]

 
다이버는 바다의 상황에 예민하다. 물 밖에선 바람에 따른 파고 등이 변수가 된다. 다이빙이 가능한 날씨라 해도 신경 쓰이는 지표가 몇 가지 더 있다. 그중 하나가 수온이다. 수온은 기온에 비해 체열을 훨씬 많이 빼앗기 때문이다. 맨몸으로 바다 위에서 유영만 해도 저체온에 이를 정도다. 다이버가 들어가는 바닷물 속은 그보다 수온이 낮으면 낮았지 높진 않다. 둔탁해 보이는 다이빙 슈트를 꼭 챙겨 입어야 하는 이유다. 

박동훈의 노인과 바다(8)
물속 시야 맑고 수온 높은
9~10월 다이빙 황금시즌
겨울 바다도 다이버로 붐벼

 
바닷물 수온에 따라 다이빙을 즐길 수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오죽하면 한 여름에도 추워 다이빙하기 어렵다고 할까. 수온이 낮은 물속에 들어가면 몸이 움츠러든다. 손발이 시린 건 물론, 레귤레이터(호흡기)를 물고 있는 입술까지 얼얼하다. 심지어 추위에 대비한 동계용 키트를 장착한 레귤레이터까지 있다. 
 
과연 그렇게까지 추울까 의아해할 수 있겠다. 그러나 입수해보면 실감한다. 시베리아 칼바람보다 심한 추위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젖은 슈트 사이로 차가운 물이 스미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래서 낮은 수온에서 다이빙하는 다이버는 드라이슈트(건식 잠수복)를 입는다. 드라이슈트는 양손과 머리를 제외하고 완전 방수가 되는 다이빙 슈트다. 오리털 패딩 등 내피를 입고 잠수가 가능한 슈트다. 
 
 
방한효과 큰 드라이슈트
 
 
추운 겨울엔 드라이슈트를 입고 다이빙을 즐긴다. [사진 박동훈]

추운 겨울엔 드라이슈트를 입고 다이빙을 즐긴다. [사진 박동훈]

 
어쨌든 추운 겨울엔 드라이슈트를 입고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추운데 무슨 다이빙이냐는 말까지 듣는다. 이유는 한국 바다에서, 봄이나 여름에 비해 가을과 겨울에 물속 시야가 맑아지기 때문이다. 부유물도 적고 멀리까지 시원하게 보이기 때문에 가을·겨울 다이빙을 선호한다.
 
반면 한여름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데도 바닷물 속은 춥다. 물속이 가장 추운 계절은 3~4월이다. 6~7월이 되어도 물속은 춥다. 태양열로 육상의 온도가 30도를 넘나들 때도 수온 4~5도의 냉수대를 만날 수도 있다. 가을로 접어드는 9~10월에는 한여름 태양열로 달궈졌던 바닷물이 식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다. 이 계절을 다이빙 최고의 시즌으로 꼽는 이유다.
 
이유는 공기와 물 사이 밀도 차이 때문이다. 기온을 관장하는 공기는 밀도가 낮다. 복사열을 받으면 온도가 금새 올라가고 또 금새 식는다. 이에 비해 물은 밀도가 높아 쉽게 열을 받지 않고 식지도 않는다. 물속 수온은 천천히 오르다 내린다. 그래서 한 시즌을 넘겨 다른 계절을 겪는다. 
 
 
바닷물 수온은 네가지에 의해 결정된다. [사진 박동훈]

바닷물 수온은 네가지에 의해 결정된다. [사진 박동훈]

 
바닷물 수온 분포는 네가지에 의해 결정된다. 
1. 바다가 태양으로부터 흡수하는 열의 복사 
2. 해면과 대기와의 열전도에 의한 열교환 작용 
3. 해수의 증발에 의한 열손실과 수증기의 응고에 의한 열의 유입 작용 
4. 해수의 운동에 의한 열의 이동 
 
바닷물 온도는 해양 생태계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날씨와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닷물의 하한온도는 바닷물이 어는 온도인 섭씨 -2도다. 상한 온도는 섭씨 30도 정도다. 바닷물은 태양열로 따뜻해 진다. 그래서 적도로 갈수록 따뜻해지고 극지방으로 갈수로 추워진다.
 
같은 위치에 있더라도 바다의 깊이에 따라 수온은 떨어진다. 강원도 동해 바닷물 온도를 보자. 위도가 높은 북쪽으로 갈수록 차가워지는 일반 상식에 어긋날 수 있다. 바다의 지형조건에 따라 더 따뜻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해, 서해보다 수온변화 적어 
 
 
말미잘 군락을 유영중인 다이버. [사진 박동훈]

말미잘 군락을 유영중인 다이버. [사진 박동훈]

 
여름에는 동해안이 서해안보다 수온이 1~2도 낮다. 반면 겨울에는 서해안이 동해안보다 1~2도 낮다. 동해 수심이 서해보다 깊기 때문이다. 동해는 여름엔 서해보다 기온이 빨리 올라가지 않고 겨울엔 기온이 빨리 떨어지질 않는다. 물 그릇이 큰 만큼 수온변화가 느리다고 보면 된다.
 
또한 겨울에는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건조하고 추운 바람이 불어와 바닷물 수온이 많이 내려간다. 동해안 전반에 걸쳐 펼쳐져있는 태백산맥의 덕으로 동해안의 수온이 서해안의 수온보다 영향을 덜 받는다. 
 
동해안 수온은 9~10월에 가장 높다. 설악산이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지금이 다이빙엔 황금시즌이 된다. 이럴 땐 동해안에서 다이빙하고 설악산 단풍을 구경하고 오는 코스를 잡아보자.
 
박동훈 스쿠버강사·직업잠수사 http://band.us/@bestscu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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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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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박동훈 스쿠버강사. 직업 잠수사 필진

[박동훈의 노인과 바다] 전직 디자이너. 바다가 좋아 산업잠수사와 스킨스쿠버 강사로 활동 중. 나이가 들어 바다 속으로 다이빙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건 변명이다. 스킨스쿠버는 70대든, 80대든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론 숨을 쉴 수 있는 한 가능하다. 또 수중사진은 스쿠버의 묘미를 한껏 더해준다. 스쿠버의 시작에서 수중사진 촬영까지, 그 길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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