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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아바타 허훈 “웅이 형과 빨리 한판 붙고 싶어요”

중앙일보 2017.10.31 01:00 경제 11면 지면보기
신인드래프트에서 1, 2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허훈(왼쪽)과 양홍석. 허재 국가대표 감독의 둘째아들 허훈은 ’KBL 판도를 뒤집겠다“고 말했다. [뉴스1]

신인드래프트에서 1, 2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허훈(왼쪽)과 양홍석. 허재 국가대표 감독의 둘째아들 허훈은 ’KBL 판도를 뒤집겠다“고 말했다. [뉴스1]

“부산 KT는 1라운드 1순위로 연세대학교 허훈을 지명합니다.” “(KT는 이어서) 2순위로 중앙대학교 양홍석을 지명합니다.”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결과
1순위로 부산 KT 유니폼 입어
형 허웅 내년 제대 땐 형제 대결
예상대로 2순위 양홍석도 한솥밥
2라운드부터 출전, 판도 흔들 듯

2017 프로농구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1라운드 1, 2순위 지명권을 모두 가진 KT 조동현(41) 감독이 연이어 두 번 무대에 올랐다.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은 그는 두 선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1순위 허훈(22)은 ‘농구대통령’ 허재(52) 남자농구대표팀 감독 둘째이다. 2순위인 양홍석(20)은 대학교 1학년 재학 중에 프로에 도전한 유망주다. ‘막내’ 양홍석은 함께 KT 유니폼을 입게 된 허훈을 향해 연고지인 부산 사투리로 “훈이 형! 준비됐나”라고 당차게 말했다. 허훈은 그런 양홍석의 손을 맞잡아 화답했다.
 
KT의 두 선수 지명은 예상됐던 일이다. 지난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순서 추첨에서 KT에 행운이 따랐다. 1라운드 1순위와 2순위 지명권을 한꺼번에 거머쥔 것이다. 추첨에서 2순위 지명권을 뽑은 건 창원 LG였다. LG는 지난 1월 포워드 조성민(34)을 KT에서 데려오면서, 대신 김영환(33)과 1라운드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KT에 넘겼다. 1, 2순위 선수가 같은 팀에 뽑힌 건 2010년 드래프트 1순위 박찬희(전자랜드)와 2순위 이정현(KCC)이 안양 KGC인삼공사에 지명된 이후 처음이다.
 
허훈은 올해 대학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연세대를 우승으로 이끈 뒤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키는 좀 작지만(1m80㎝) 아버지 허 감독의 현역 때처럼 배짱과 재치 넘치는 플레이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부산 중앙고를 졸업하고 올해 중앙대에 입학한 대학 1학년생 양홍석은 다른 선수보다 3년 일찍 프로 무대에 도전했다. 둘 다 국가대표로 뛰는 등 차세대 한국 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꼽힌다.
 
조동현 감독. [뉴스1]

조동현 감독. [뉴스1]

조동현 KT 감독은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다. 팀 컬러를 젊게 만들려고 하는 우리 팀과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 1승5패로 최하위인 KT는 두 선수 영입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두 선수는 정규리그 2라운드가 시작되는 다음달 5일부터 출전할 수 있다.
 
허훈은 신인 드래프트 전날(29일) 군 복무 중인 형 허웅(24·상무)과 통화한 내용을 소개했다. 허훈은 “형이 지명받고 무대에 올라가면 소감 잘 말하라고 했다”고 전한 뒤 “그런데 떨린다”고 말했다. 허웅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원주 DB의 지명을 받았다. 1순위에 지명된 뒤 활짝 웃은 허훈은 “어머니가 뒷바라지를 많이 해줬는데, 이젠 집에서 발 쭉 뻗고 TV를 통해 나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훈은 “‘프로 가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말 대신 허훈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 자신있다”며 “형(허웅)이 빨리 제대해 프로에서 한 판 붙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도 밝혔다. ‘농구대통령’ 두 아들 간 맞대결은 허웅이 군 복무를 마치고 난 뒤인 2018~19시즌부터 가능하다. 허훈은 “누구보다 지기 싫고 악착같이 달려들겠다. KBL 판도를 뒤집겠다”고 말했다.
 
양홍석은 “대학 생활을 1년 밖에 안 한 만큼 더 보여줄 게 많다”며 “외국 선수들과 부딪히는 일이 많을 텐데, 피할 수 없으면 즐기겠다. 프로 선수가 됐다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부딪히고 깨지면서 나중엔 빛나는 조각상이 되겠다”고 말했다.
 
양홍석 외에도 한양대 2학년 유현준(20)이 1라운드 3순위로 전주 KCC 지명을 받는 등, 졸업반이 아닌 신인 드래프트 조기 참가 선수들이 주목 받았다. 유현준은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 신인상을 받은 포인트가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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