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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두산에 1패 뒤 4연승…'단군매치' 호랑이 11번째 포효

중앙일보 2017.10.31 01:00 경제 10면 지면보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6으로 꺾고 11번째 우승 트로피(전신 해태 포함)를 들어올렸다. 우승을 확정한 뒤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뻐하는 KIA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양광삼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6으로 꺾고 11번째 우승 트로피(전신 해태 포함)를 들어올렸다. 우승을 확정한 뒤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뻐하는 KIA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양광삼 기자]

 
한국시리즈 5차전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마운드에 올라 팬들에게 큰 절을 했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김 감독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KIA,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
이범호 만루포 등 초반 앞섰지만
7회에만 6점 낸 두산 끈질긴 추격
투수 총동원 1점차 짜릿한 마무리
9회말 등판 승리 지킨 양현종 MVP

 
KIA가 통산 11번째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IA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6으로 이겼다. 1차전 패배 뒤 4연승을 거둔 KIA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했다. 타이거즈 왕조를 재건하기 위한 신호탄을 터뜨린 셈이다. KIA는 해태(1982∼2000년) 시절을 포함해 11차례(1983·86·87·88·89·91·93·96·97·2009·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에선 7번(1988·91·93·96·97·2009·17년) 우승했다.
 
KIA가 7-6으로 앞선 9회 말. KIA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마운드에 올랐다. KIA 팬들은 목청껏 “양현종” 을 외쳤다. 첫 번째 상대는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이었다. 양현종은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았는지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 오재일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두산 조수행이 기습 번트을 하자 당황한 3루수 김주형이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1사 2,3루가 됐다.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그래도 에이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허경민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세혁을 유격수 뜬공, 김재호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양현종은 두 팔을 들어올리고 포효했다.
 
KIA 선수들은 한국시리즈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홈구장인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리고 싶다고 했다. KIA는 앞선 10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 가운데 87년 단 한 번만 광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나머지 9번은 잠실구장(8번)과 대전구장(1번)에서 우승을 결정지었다. 하지만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서면서 KIA 선수들은 마음을 바꿨다. 4번타자 최형우는 “전국적으로 팬이 많으니 잠실구장도 우리 홈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서 우승해도 기쁨은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KIA는 해태 시절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수많은 야구 팬들을 감동시켰고, 그 팬들이 그대로 남아 KIA의 팬이 됐다. 3~5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은 두산의 홈이지만, KIA 팬들이 관중석의 절반을 메웠다. 그들의 우렁찬 함성은 두산 팬들을 눌렀다.
 
이범호. [뉴스1]

이범호. [뉴스1]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12타수 1안타(타율 0.083)에 그쳤던 KIA 이범호는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1-0으로 앞선 3회 초 이범호는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는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슬라이더를 힘있게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날렸다. 이범호는 ‘만루홈런의 사나이’다. 정규시즌에서 16개 만루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그랜드슬램은 포스트시즌에서는 첫 만루홈런이었다. 그간 부진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범호는 홈으로 들어오면서 펄쩍펄쩍 뛰었다. 5타수 1안타(1홈런)·4타점으로 활약한 이범호는 5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KIA의 우승은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불러일으킨 나비효과가 원동력이었다. 1차전에서 헥터가 무너지면서 3-5로 졌던 KIA 선수단은 분위기가 잔뜩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선발 양현종이 122구를 던지며 삼진 11개를 잡는 역투 끝에 완봉승을 거두자 선수들의 가슴에 불꽃이 일었다. 3차전 선발 팻딘은 “양현종의 공에 삼진을 당하는 두산 타자들이 그제야 사람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팻딘은 그 3차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활약했다. 4차전 선발 임기영은 “양현종 형에게 두산 타자들의 특징에 대해 물어본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5와3분의2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2017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 결과

2017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 결과

5차전에서 KIA는 선발 헥터에 이어 7회 등판한 중간계투 심동섭과 김세현이 각각 두산 오재일·에반스에게 안타를 내줘 7-6,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8회 올라온 김윤동이 민병헌·오재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건우를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불을 껐다.
 
양현종은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대미를 장식했다. KIA 에이스 양현종이 KIA의 11번째 우승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셈이다. 한국시리즈에서 1승1세이브를 기록한 앙현종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74표 중 48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김효경·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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