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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더 오를 때까지 잠시 맡기자 … ‘파킹통장’ 인기

중앙일보 2017.10.31 01:00 경제 7면 지면보기
최근 적금 만기로 2000만원 가량이 생긴 회사원 박모(39)씨는 고민이 많다. 돈을 굴릴 때가 마땅치 않아서다. 30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500선을 넘어섰지만 주식 시장에 들어가기는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연 1.4%대인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 등에 돈을 묶어 두기도 내키지 않는다.
 

금리 인상 가능성 커져 돈 짧게 굴려
하루만 맡겨도 연 1.5% 금리 적용
중도 해지 이율 적용 안하는 상품도

게다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면서 긴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2월 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한국은행도 1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크게 보며 들썩이고 있다.
 
수시로 입출금 가능한 고금리 상품

수시로 입출금 가능한 고금리 상품

대내외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방망이를 짧게 가져가야 할 때다. 이런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는 것이 이른바 ‘파킹(parking)통장’이다. 수시로 돈을 넣었다 뺄 수 있으면서도 증권사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금리(연 1.0~1.25%)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은 30일 SC제일은행이 내놓은 ‘SC제일 마이줌 통장’이다. 고객이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까지 자신이 유지할 수 있는 예치 금액을 직접 설정하고, 이 금액을 유지하면 연 1.5%의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급여 이체나 자동 이체 등 까다로운 조건도 없다.
 
예를 들어 3000만원을 유지 가능한 예치 금액으로 설정하고 3200만원을 통장에 넣었을 경우 3000만원에 대해서는 연 1.5%의 금리가, 나머지 200만원에는 연 1.0%의 금리가 적용된다. 설정금액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통장을 해약하면 연 0.1%의 금리가 적용된다. 만약 400만원을 인출해 사용하면 금리는 0.1%로 떨어진다. 그렇지만 200만원을 입금해 설정금액을 맞추면 적용금리는 다시 1.5%로 돌아온다.
 
SC제일은행은 “금리가 일별 잔액으로 적용되는 만큼 설정 금액을 단 하루만 유지해도 최고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며 “설정 금액은 매달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경된 설정금액은 신청한 다음달 1일에 적용된다.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놓은 파킹 통장은 이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수시입출금통장 ‘OK대박통장’과 ‘OK e-대박통장’은 별도의 조건 없이 연 1.7%의 금리 제공하는 덕에 출시 1년 만에 3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허준 OK저축은행 홍보실장은 “펀드나 주식 시장 등에 들어갈 시기를 저울질하거나 투자처를 고민하는 수요를 겨냥했다”고 말했다. 중도 해지 이율을 적용하지 않아 사실상 수시입출식예금과 같은 상품도 등장했다. OK저축은행의 ‘중도해지OK정기예금’이다. 이 상품은 만기를 채우지 않고 계약을 해지해도 연 1.8% 금리를 그대로 적용한다. 자금 수요가 생겼을 때 부담없이 인출할 수 있어 지난 8월 출시 이후 700억원을 판매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듀얼K입출금통장’은 남길 금액을 설정하고 1개월간 잔액 유지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연 1.2%의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도 ‘세이프박스’를 설정해 예금 중 일정액을 묶어두면 최대 500만원까지 연 1.2%의 금리가 적용된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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