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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 시대 연 코스피 … ‘황소장세’ 이어질 듯

중앙일보 2017.10.31 01:00 경제 1면 지면보기
2500 시대 연 코스피. [뉴시스]

2500 시대 연 코스피. [뉴시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고지전’이 펼쳐졌다. 오전 증시 개장과 함께 코스피는 2510선을 돌파했다.
 

1983년 출범 후 종가 기준 최고치
증권사, 연내 2600까지 상승 예상
IT 대장주 강세 확산될지 관심

미국 금리, 달러화 움직임이 변수
“배당 많이 주는 대형주 주목해야”

2513.87까지 치솟으며 시장에서 무난한 2500대 첫 안착을 기대한 것도 잠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동시에 매물을 쏟아내며 2400대로 밀려났다. 오전부터 시작된 2500선을 사이에 둔 공방은 오후 장 종료 20분 전까지 계속됐다.
 
오후 3시30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3포인트(0.21%) 오른 2501.9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 2500 고지를 밟은 순간이다. 1983년 1월 4일 종합주가지수(현 코스피) 출범 이후 34년 만의 기록이다. 이날 주가지수 흐름은 코스피가 그동안 걸어온 길과 닮았다. 한 계단, 한 계단이 쉽지 않았다.
 
코스피는 83년 1월 출범 이후 빠르게 내달렸다. 122.5(80년 1월 100 기준)로 출발해 87년 8월 500을 돌파했다. 2년 만인 89년 3월 1000선도 뛰어넘었다. 그러나 유가 파동과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카드 사태 같은 위기가 연이어 한국 경제를 덮쳤다. 1000 첫 돌파에서 2007년 1500까지 500포인트를 나가는 데 1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2007년 한 해 동안 코스피는 1500(4월), 2000(7월) 허들을 단번에 넘었다. 하지만 1년 뒤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2000에서 2500으로 올라서는 데 다시 10년이 필요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7일까지 코스피는 23.5% 올랐다. 주가 상승률로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아르헨티나(62.4%), 터키(38.1%), 브라질(26.1%), 인도(24.5%)에 이어 ‘톱 5’에 들었다. 세계 증시 호황을 이끈 미국(18.6%)을 앞선다.
 
이제 코스피는 ‘2500 이후’란 새로운 영역에 들어섰다. 호랑이 등에 올라탈까 말까. 투자자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시장 전문가 사이에 ‘연말까지 더 간다’는 전망에 이견은 없다. 대부분 증권사가 연내 2550~2600선까지 상승을 점치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이익 추정치를 기준으로 코스피 상단을 올해 2600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후 좀 더 올라갈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투자자의 관심은 이제 내년 이후다. 범광진 KB자산운용 WM스타자문단 팀장은 “앞으로 증시 상승을 이끌어갈 요인은 크게 세계 경기 회복과 주주 환원 정책 강화인데 공통적으로 대기업과 관련돼 있다”며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큰 수출 대기업인 대형 성장주를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낙수효과도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박소연 팀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IT 대장주만 올랐지만 사드 해빙 무드와 내년 경기 회복 기대에 힘입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화장품·여행·면세점 업종 주가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 클럽원금융센터의 배승호 프라이빗뱅커(PB)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 가시화되면 코스닥 종목도 따라 오를 수 있다. 다만 코스피처럼 시가총액 상위에 올라 있는 코스닥 일부 대형주 위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코스피 2500 이후를 내다볼 때 가장 유의해야 할 변수는 금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주식 시장 흐름 자체는 상승 기조”라면서도 “미국의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할 수 있다”고 짚었다. 박 전문위원은 “올 연말과 내년 초 미국 금리와 달러화 움직임을 보면서 투자 방향을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범광진 팀장은 “그동안 코스피가 급격히 오른 것에 따른 피로감도 물론 있다”며 “내년 이후 코스피 소폭 조정, 박스권 움직임을 걱정하는 투자자라면 횡보 장세에 유리한 커버드콜(주가가 떨어질 때 콜옵션 매도로 손실 폭을 줄이는 것) 펀드도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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