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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부친을 강남부동산컨설팅업체 전 팀장이 살해 이유는?

중앙일보 2017.10.27 16:14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 검거   (양평=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7일 오전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A(41)씨가 경기도 양평군 양평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17.10.27   st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 검거 (양평=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7일 오전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A(41)씨가 경기도 양평군 양평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17.10.27 st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7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 있는 김택진(50) 엔씨소프트 대표의 장인이자 윤송이(42·여) 사장의 부친인 윤모(68)씨의 전원주택 앞. 집 주변엔 '수사 중'임을 알리는 노란색 폴리스 라인이 둘리어 있었다. 대문 앞에 있는 주차 공간엔 선명한 핏자국이 곳곳에 있었다. 
지난 25일 숨진 윤씨가 흘린 것이다. 윤씨는 목 등이 날카로운 흉기에 찔린 상태로 대문 바로 옆 수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양평경찰서, 피의자 허모씨 살인 혐의로 조사 중
허씨, "주차문제 시비로 살해했다" 주장
경찰 계획 또는 우발적 살인 여부 놓고 조사
허씨가 버린 흉기 찾기 위해 탐지견 등 동원해 수색도
윤씨 사인은 경동맥 손상으로 인한 사망 추정

 
집 주변에선 경찰관 30여 명이 탐침봉으로 수풀을 헤집고 있었다. 전날 윤씨를 살해한 혐의로 허모(41)씨가 붙잡혔지만, 흉기가 아직도 발견되지 않아서다. 여기엔 탐지견 1마리도 동원됐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가 아직 흉기를 어디에 버렸는지 진술하지 않아 숨진 윤씨의 집 주변은 물론 차가 발견된 모텔 인근까지 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가 숨진 채 발견된 양평 자택. 최모란 기자

윤씨가 숨진 채 발견된 양평 자택. 최모란 기자

 
윤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40대가 범행을 시인했다. 부동산컨설팅 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이 남성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허씨는 이날 오전 경찰 조사에서 "현장에 부동산을 보러 갔다가 주차 과정에서 시비가 돼 범행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윤씨가 숨진 장소와 차량이 발견된 곳

윤씨가 숨진 장소와 차량이 발견된 곳

 
실제로 허씨의 차량의 운전대와 바닥, 신고 있던 구두 등에서 혈흔 반응이 나왔다.  
허씨는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며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다.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우발적 범행"이라는 허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윤씨의 사망 추정 시간 2시간 전에 허씨의 차량이 마을 입구에서 목격됐다.
 
경찰이 마을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 TV(CCTV)를 분석한 결과 허씨는 지난 25일 오후 5시 10분쯤 자신의 차를 몰고 마을로 들어갔다. 당시 윤씨는 부인에게 "색소폰 연습을 하러 읍내에 간다"며 10분 전인 오후 5시쯤 집을 나선 상황이었다. 그는 면사무소 뒤편에 있는 다목적복지회관에서 다음달 11일 열리는 양평군청 면 단위 경연대회를 앞두고 색소폰 동호회원 10여명과 오후 7시5분까지 연습하고 귀가했다.
양평 윤씨의 집 앞. 혈흔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하준호 기자

양평 윤씨의 집 앞. 혈흔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하준호 기자

마을 입구의 CCTV에도 오후 7시25분쯤 마을로 들어오는 윤씨의 차가 찍혔다. 
 
이후 오후 8시10분쯤 허씨의 차가 마을 밖으로 빠져나갔다. 40분 뒤인 오후 8시50분쯤엔 윤씨의 차가 밖으로 나왔다. 윤씨의 차는 자택에서 4.25㎞ 떨어진 한 모텔 옆 공터에서 발견됐다. 
윤씨가 지난 25일 색소폰 동호회를 가진 서종면사무소 뒤편 다목적복지회관. 하준호 기자

윤씨가 지난 25일 색소폰 동호회를 가진 서종면사무소 뒤편 다목적복지회관. 하준호 기자

경찰은 당일 오후 7시30분에서 8시10분쯤 허씨가 윤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대문 옆 수풀에 숨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자신의 차량을 모텔 주차장에 주차한 뒤 숨진 윤씨의 차를 모텔 인근에 방치했다는 것이다.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범행 현장이 윤씨 자택 주차장인데다 혈흔도 치우지 않았고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이동한 점 등 계획 범행이라고 하기엔 허술하다는 것이다. 
 
자택에서 4.2㎞ 떨어진 모텔 인근에서 발견된 윤씨의 차. 최모란 기자

자택에서 4.2㎞ 떨어진 모텔 인근에서 발견된 윤씨의 차. 최모란 기자

경찰은 허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흉기를 찾고 있다. 
그러나 허씨는"어떤 흉기를 사용했는지 모르겠다"며 진술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2명을 수사에 참여시켜 허씨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윤씨는 날카로운 흉기로 경동맥 손상 등 다발성 자창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허씨가 흉기를 사용했다고 진술하면서도 정확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발견하거나 허씨가 신빙성있는 진술을 해야 자세한 사망 경위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네 주민들은 윤씨가 자택 인근 주택 건설로 인한 다툼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윤씨 집 인근에 있는 주택 건설현장과 허씨는 연관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윤씨의 집이 있는 곳은 고급 전원주택들이 몰려있는 곳이다. 유명 배우들도 살고 있어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부동산업자나 건축업자 등이 집을 보러 동네를 오가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일각에선 부동산 관련 일을 하는 허씨가 집을 보러 다니면서 윤씨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가 언쟁을 벌인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경찰이 친 출입금지 폴리스라인. 최모란 기자

경찰이 친 출입금지 폴리스라인. 최모란 기자

 
주민 박모(65·여)씨는 "전원주택촌이다보니 이웃에서 집을 새로 짓고 하면 먼지나 소음 등으로 갈등이 있는 경우가 종종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부동산 개발이나 건설업자 문제가 없지도 않지만 심하지도 않다"고 했다. 
 
허씨가 강도 등 범행을 위해 이 곳을 찾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자신이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면서 막대한 빚을 졌다고 한다. 다른 가족들도 허씨의 말을 듣고 돈을 냈다가 함께 빚을 졌다. 허씨는 서울 강남의 부동산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 지난 3월 퇴사했다고 한다.
이후 허씨가 가출을 하자 허씨의 가족들은 지난 22일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당시에 곧바로 허씨를 만나 안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씨는 귀가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가 윤씨와는 안면이 없는 사이라고 한다. 현재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송이 사장의 남편 김택진 대표는 이날부터 자신이 등장하는 광고를 중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가 윤씨와는 안면이 없는 사이라고 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수사하고 있다"며 "오늘 늦게 허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평=최모란·하준호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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