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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용인 가족3명 살해 장남 체포영장, 인터폴과 수사공조

중앙일보 2017.10.27 14:37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26일 오후 4시 5분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소재 콘도 주차장에 주차된 K5 차량 트렁크에서 용의자 김모씨의 의붓아버지 C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들이 C씨가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서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26일 오후 4시 5분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소재 콘도 주차장에 주차된 K5 차량 트렁크에서 용의자 김모씨의 의붓아버지 C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들이 C씨가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서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용인과 강원도 횡성에서 발생한 ‘일가족 3명 피살사건’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30대 장남의 계획적 범행이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장남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추적 중이다. 
 

경찰, 뉴질랜드에 공조수사 범인인도 요청
장남의 ‘계획적 패륜 범행’ 정황 속솟 드러나

모친 재혼 후 별거ㆍ경제적 문제 갈등 추정
25일 용인 아파트서 母子 흉기에 무참히 찔려
범행 사용 추정 흉기까지 깨끗이 씻어 은폐시도
실종된 의붓아버지도 강원도서 시신으로 발견
유력한 용의자 큰아들 이미 뉴질랜드 도주
장남은 재혼한 아내와 딸 둘 데리고 출국
출국 전까지 어머니 등 휴대전화 소지 드러나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김모(35)씨에 대한 체포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수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드러난 정황을 볼 때 김씨가 어머니와 이부동생, 계부 등을 모두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어학연수를 다녀왔던 뉴질랜드로 달아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가족 세 사람을 살해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김씨가 달아난 뉴질랜드와 맺은 국제 조약을 토대로 수사 협조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마크. [중앙포토]

경찰마크. [중앙포토]

 
경찰은 이에 따라 국제공조 수사 차원에서 뉴질랜드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김씨의 소재 파악 및 신병 확보, 국내 송환 등에 대해 뉴질랜드 당국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와 범죄인 인도 조약은 물론 형사사법 공조도 맺은 국가여서 이 사건 수사에 원활할 협조가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한 국가는 지난해 말까지 뉴질랜드를 포함해 26개국이다.
 
체결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1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난 범죄인에 대한 인도 요청을 담고 있다. 형사사법공조조약은 범죄인 인도뿐만 아니라 수사기록 제공, 증거 수집, 범죄시 사용된 물품 추적 등 수사와 재판 과정에 필요한 모든 절차에 대한 협조가 가능한 것으로 범죄인 인도조약보다 더 긴밀한 형태이다.
 
앞서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 시내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과 10대 아들이 흉기에 무참히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지인을 만나러 간다”며 강원도로 여행을 떠난 이 여성의 남편도 숨진 채 발견됐다. 유력한 살해 혐의 용의자인 큰아들 김씨는 사흘 전 자신의 아내와 어린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흉기 이미지. [중앙 포토]

흉기 이미지. [중앙 포토]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쯤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A씨(55·여)와 아들인 B군(14)이 흉기에 찔린 채 숨져 있는 것을 A씨의 여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언니와 며칠째 연락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아파트를 찾았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A씨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뜯지 않고, 윗집 베란다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발견 당시 이들 모자의 상반신은 이불로 덮여 있었다. 검안 결과 둘 다 가슴 등을 4차례가량 예리한 흉기에 찔렸다. 집 안에서 눈에 보이는 핏자국은 없었다. 하지만 과학수사대의 특수 시약을 사용한 감식에서 혈흔이 집안 곳곳에서 나왔다. 경찰은 누군가 살해 후 베란다로 시신을 옮겼고, 범행 현장을 청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흉기도 주방용품 보관함에 들어 있었다. 깨끗이 씻은 상태였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을 벌였다. 지난 21일 정오쯤 A씨의 큰아들이 처인구 아파트에 온 모습이 촬영됐다. 2시간 후쯤 A씨 모자가 도착했다. 아파트 복도에 CCTV가 설치되지 않아 C씨가 집안에 들어가 모친과 동생을 기다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3시간 후쯤 큰아들은 아파트를 떠났다. 미리 빌린 렌트카를 이용해서다. 이후 A씨 집에 출입한 사람은 없다. 경찰이 큰아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큰아들은 차량 번호판이 영치된 상황이라 평소에도 렌트카를 끌고 다녔다고 한다. A씨의 남편이자 큰아들의 의붓아버지인 C씨(57)는 토요일인 지난 21일 지인을 만나러 강원도로 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연락이 두절된 그는 이날 오후 강원도 횡성군의 한 콘도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C씨에 상반신에선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GPS 기록을 추적해 큰아들 김씨가 운전한 렌트카를 찾았는데 차 트렁크에서 C씨의 시신이 발견됐다”며 “큰아들이 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한 뒤 이후 C씨를 만나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수사 과정에서 큰 아들이 숨진 A씨와 C씨의 휴대전화를 모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 부부는 용인에서 주점을 운영했다. 주점 매니저는 A씨 모자가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21일 오후 주점 문이 잠겨 있자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때 전화를 큰아들이 받았다. 큰아들은 매니저에게 “어머니가 술에 많이 취해 잠들어 전화를 받지 못한다”고 둘러 댔다.  
흉기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흉기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이어 매니저는 A씨 남편인 C씨에게 전화했다. C씨는 매니저에게 “강원도에 있어 가지 못한다. 문을 그냥 강제로 뜯고 장사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건 후 기지국을 확인해보니 C씨의 휴대전화 신호는 강원도 횡성에서 잡혔고 C씨의 시신도 이 곳에서 발견됐다.  
 
지난 23일 B군이 등교하지 않자 담임교사는 어머니인 A씨에게 연락했는데, 역시 큰아들이 전화를 받았다. 그는 동생의 담임교사에게 “갑작스레 가족들이 해외로 여행을 가 며칠 후 등교할 것 같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후 큰아들은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이날 오후 5시3분 뉴질랜드 오클랜드 비행기편으로 떠났다. 공항 CCTV에 잡혔다. 그의 부인(32)과 두 딸(1, 생후 7개월)도 함께였다. 재혼한 큰아들은 전 아내와 낳은 아들(7)도 있었지만, 현재 아내와 사이에서 낳은 딸 둘만 데리고 출국했다. 아들의 양육권이 큰아들에게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모의 휴대전화 마지막 신호도 공항이었다. 경찰은 큰아들의 출입국 기록을 통해 과거에도 뉴질랜드를 오갔던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연고가 있는지는 파악 중이다. 큰아들은 세종시에 주민등록상 주소를 두고 있지만 현재는 다른 사람이 거주 중이다. 유족 등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평소 큰아들의 성공과 경제적 자립 등을 바랐다고 한다. 뚜렷한 직업이 없던 큰아들은 A씨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았는데, 이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 공조를 통해 큰아들 김씨의 추적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와 B군, C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고, 이날 오전 부검이 실시됐다.  
 
용인=전익진·김민욱·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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