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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년] 촛불 정신 놓고 정치권 아전인수

중앙일보 2017.10.27 14:27
 ‘촛불 1주년’을 이틀 앞둔 27일 정치권은 아전인수(我田引水)식 주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촛불 정신 망각'으로 비판했다. 한국당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을 모두 비판했고 바른정당은 민주당에 촛불 독식을 경고했다. 촛불 정신을 둘러싼 동상이몽(同床異夢) 속에 국정감사는 이날도 한국당의 불참으로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민주당 "한국당, 촛불 정신 망각"
추미애,우원식 28일 촛불집회 참석
한국당, 별다른 입장 내지 않아
국민의당, 여야 싸잡아 동시 비난
바른정당, 촛불은 전유물 아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오른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강정현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오른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강정현 기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밝혔던 촛불을 이제 정치권이 받아 안아야 한다”며 “야당은 촛불혁명의 정신을 망각하지 말고 적폐청산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큰 길에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 이사 선임을 비난하며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한국당을 비난했다. 추 대표는 “한국당은 촛불 정신을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감사에서 구태의연한 행태를 계속하고 있는데 매우 유감”이라며 “방송 정상화를 장악 음모라고 우기며 보이콧하는 국회 방기, 국감 포기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미국을 방문하고 28일 귀국하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향해서도 “국익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되고 시끄럽기만 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홍 대표가 주장하는)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미국 조야에서 문재인 정부를 친북좌파라 한 것은 한·미동맹을 깎아내리는 발언으로, 당리당략으로 (안보문제에) 접근하는 게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낡고 불의한 권력을 국민과 함께 내몰았던 야당에게 호소드린다. 1년 전 국민이 광장에서 모은 힘으로 국회에서 협치의 문을 활짝 열어 사회 대개혁을 완수해 나가자”면서 “한국당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보이콧을 선언했다는데 국정의 정상적인 운영에 보이콧으로 일관하는 정당은 국민의 보이콧을 걱정하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 1주년 대회'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단 집회에서 공개적으로 발언을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민주당은 의원들의 집회 참석도 개별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한국당의 국감 보이콧을 비판하는 민주당이 장외 정치로 나섰다는 비난의 명분을 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행자 대변인은 “우리 정치는 여야만 바뀌었을 뿐 대결의 싸움판 정치로 촛불 명령을 외면하고 있음이 안타깝다”며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로 상생과 협력의 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황유정 바른정당 부대변인은 “촛불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어느 특정 세력이나 집단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더더욱 아니었음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촛불은 특정세력 내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며 자신들의 사사로운 욕심이 개입되는 순간 촛불의 의미가 변질되고 퇴색함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국민의 뜻을 진정으로 받드는 정치세력이야말로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했다. 
 
한국당만 촛불 1년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연 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강행에 항의하며 본청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연 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강행에 항의하며 본청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날 국회 10개 상임위에서 열린 국감은 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소속 간사들이 사회권을 넘겨받아 진행했다. 한국당은 오전에 의원총회를 소집해 방송장악 저지를 위한 대여 투쟁 방안을 논의한 뒤 국회 본관 앞에서 방문진 이사 선임 강행을 규탄하는 행사를 가졌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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