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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위안부 세계기록유산 유보"…日 돈의 힘?

중앙일보 2017.10.27 10:56
"유네스코, 위안부 세계기록유산 판단 유보"…日 로비 성과? 
지난 7월 5일 공개된 일본군 위안부 영상 속 한국인 위안부들. [사진 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

지난 7월 5일 공개된 일본군 위안부 영상 속 한국인 위안부들. [사진 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

한국과 중국의 시민단체가 추진 중인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관련해 유네스코가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NHK는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 관계자를 인용해 “세계기록유산 신규 등록을 심사 중인 IAC가 위안부 기록물 등재 판단을 유보했다”며 “최종 판단은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내리지만, 전문가들 의견을 받아 등록을 유보할 가능성이 강해졌다”고 27일 보도했다. 
 

"전문가 회의서 '판단 보류'…보코바 사무총장도 유보할 것"
2015년 난징대학살 기록물 등재, 절치부심 日 로비력 총동원
미국 빠지자 분담금 1위 국가…과거에도 분담금으로 위협


방송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IAC 비공개 회의가 열려 한·중 시민단체가 신청한 위안부 자료 2건에 대해 심사했지만 관계국 간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등록 추천이 보류됐다.
  
앞서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측에 “(위안부 기록물 등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개선을 요청했다. 이달 열린 유네스코 집행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각국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대화 원칙'하에
정치적인 긴장을 피하자는 데 합의했다. 
중국 난징대학살기념관의 한쪽 벽면은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생존자 1000여명의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1937년 난징에선 60만여 명의 인구 중 30만명이 일본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유봉걸 서울 화곡고 교사]

중국 난징대학살기념관의 한쪽 벽면은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생존자 1000여명의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1937년 난징에선 60만여 명의 인구 중 30만명이 일본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유봉걸 서울 화곡고 교사]

지난 2015년 10월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을 때도 일본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급기야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을 찾은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이 문제를 두고 설전까지 벌였다. 당시 아베 총리는 “불행한 과거사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양국 사이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양 국무위원은 “역사를 제대로 인정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맞받아친 뒤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것은 이미 국제적인 정설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네스코가 위안부 기록물 등재를 보류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펼친 물밑 로비의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유네스코 분담금이다. 현재 일본은 미국 다음으로 분담금을 많이 내는 국가인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해 일본의 영향력이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2015년 난징대학살 기록물이 등재되자 분담금 지급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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