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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1조 폭탄 터졌다, 기아차 10년만에 적자 전환

중앙일보 2017.10.27 10:45
'통상임금 패소' 기아차, 10년만에 적자전환…영업손실 4270억  
 
기아자동차가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8월 통상임금 소송 1심 패소로 인한 충당금 1조원을 3분기에 반영한 결과이다.

매출은 14조1000억원으로 11% 증가
누적 영업이익ㆍ경상이익ㆍ당기순이익
각각 81.4%ㆍ72%ㆍ64.5% 감소해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14조10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1%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이 4270억원이었다.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 통상임금 소송이다. 기아차는 지난 8월 31일 노조 측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에서 패소하면서 4223억원의 추가 부담을 떠안게 됐다.
지난 6월 29일 대구 엑스코에서 ‘2017 현대ㆍ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가 열려 취업희망자들이 업체 면접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6월 29일 대구 엑스코에서 ‘2017 현대ㆍ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가 열려 취업희망자들이 업체 면접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여기에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지급할 금액과 소송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기간(2년 8개월 치)에 지급할 돈, 이자 비용 등까지 전부 포함해 최종 패소 시 지불해야 할 금액 1조원가량을 3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통상임금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적으로 적자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기아차가 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7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기아차 3분기 실적

기아차 3분기 실적

 
가장 큰 시장인 미국ㆍ중국 시장의 계속된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 판매량은 1~9월 누적 판매량이 17만7000여대 감소했다. 중국 실적을 제외할 경우 기아차의 전체 판매는 오히려 1.8% 증가했다. 미국 역시 볼륨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와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1~9월 판매량이 6.9% 줄었다. 이에 따라 기아차의 1~9월 글로벌 공장출고 판매는 200만8624대로 지난해보다 6.2% 줄었다.
 
올해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은 40조5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3598억원)ㆍ경상이익(8370억원)ㆍ당기순이익(8632억원)은 역시 통상임금 소송의 영향으로 각 81.4%ㆍ72%ㆍ64.5%씩 줄어들었다. 손실로 예상되는 금액을 재무제표상으로 미리 반영한 것인 만큼 실질적인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의 판매 부진 상황을 고려하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아차 연간실적

기아차 연간실적

긍정적인 부분은 미국ㆍ중국 시장을 제외한 다른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3분기 기아차의 세계 시장 전체 판매량(공장출고 기준)은 69만28대로 지난해 3분기보다 0.8% 늘었다. 중국과 미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에서 특히 선전했다. 유럽과 중남미, 러시아 판매가 증가했다. 유럽에서는 K5 왜건, 니로 등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올해 1~9월 지난해보다 8.1% 더 팔았고, 중남미와 러시아에선 각각 14.1%와 25.4%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아자동차 '스토닉'. [사진 기아자동차 ]

기아자동차 '스토닉'. [사진 기아자동차 ]

 
국내 시장에서도 3분기엔 선전했다. 판매가 지난해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스토닉과 니로, 최근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쏘렌토 등이 힘을 냈다. 쏘렌토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55.6% 오른 1만16대가 판매됐다. 2002년 출시 이후 15년만에 처음 월간 판매 1만대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상반기 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올해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3%가 줄었다.
 
3년만에 부분 변경된 더 뉴 쏘렌토. [사진 기아자동차]

3년만에 부분 변경된 더 뉴 쏘렌토. [사진 기아자동차]

4분기에는 판매 실적이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 ‘사드 보복’의 여파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중남미와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가에서도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 통상임금과 관련한 재무상의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미국ㆍ중국 시장에서 단기간에 급격한 반전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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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6월 미국 JD파워의 ‘2017 신차품질조사’에서 기아차가 일반브랜드로서 최초로 2년 연속 전체 1위를 차지하는 등 내부 경쟁력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며 “남은 4분기에도 경쟁력 있는 신차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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