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굿모닝 내셔널] 치솟는 태양 불기둥이 손에 잡힐 듯 … 표면의 흑점도 선명

중앙일보 2017.10.27 02:19 종합 27면 지면보기
지난 17일 충북 제천시 봉양읍 옥전리 별새꽃돌 과학관. 천체 관측실에 2.6m 길이 대형 망원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 망원경은 태양관측 전용 굴절 망원경이다. 대물렌즈 지름은 9인치(288㎜)다. 국내에 9인치 크기의 태양관측 전용 망원경을 보유한 천문대는 이곳이 유일하다. 이런 성능의 굴절 망원경은 세계적으로도 6대밖에 없다.
 

국내 유일의 태양 전용 망원경 체험
제천 별새꽃돌 과학관, 최근 공개
지름 9인치 렌즈에 특수필터 장착
국내 전문가 3개월 걸쳐 제작 기증
해 생생한 관측에 궤적추적 기능도

망원경을 태양 방향으로 맞추자 활활 타오르는 홍염(紅焰)이 보였다. 마치 붉은 폭포수가 솟아오르는 것처럼 태양 표면에서 불기둥이 치솟았다. 태양 표면의 쌀알 무늬와 흑점도 관측됐다. 염시온(27) 천문강사는 “태양관측 전용 망원경은 경통과 접안렌즈 사이에 특수 필터가 삽입돼 있고 구경이 커서 상(像)이 깨지지 않고 자세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별새꽃돌 과학관을 찾은 충주 예성여고 학생들이 태양관측 전용 망원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8일 별새꽃돌 과학관을 찾은 충주 예성여고 학생들이 태양관측 전용 망원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별새꽃돌 과학관은 지난 12일 태양관측 전용 망원경 제막식을 가졌다. 과학관 설립자인 손경상 초대 관장이 지난 2월 천체망원경 제작자인 김종호씨에게 제작을 의뢰, 3개월에 걸쳐 완성했다. 손 초대원장은 이 망원경을 지난 7월 과학관에 기증했다. 일반인에게도 태양 관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박희문 별새꽃돌 과학관장은 “각종 천체망원경과 플라네타륨(천장에 설치된 스크린에 천체를 투영하는 장치), 여기에 태양관측 전용 망원경까지 갖추면서 진정한 의미의 천문과학관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천체망원경은 야간에 별을 보는 데 사용한다. 어두운 곳에서 적은 빛을 모아 밝게 보여주는 원리다. 태양관측 망원경은 반대 원리로 제작됐다. 김승민 과학관 운영본부장은 “태양관측 망원경은 빛을 줄여주는 필터를 사용하는데 에탈론 등 3개의 특수필터가 내장돼 있다”며 “필터를 탈부착하는 방식에 비해 렌즈의 성능을 100% 활용하면서 태양을 관측할 수 있는 유일한 망원경”이라고 설명했다.
 
천문 강사가 별자리 관측 요령을 설명하는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천문 강사가 별자리 관측 요령을 설명하는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망원경을 받치고 있는 가대는 지구의 자전·공전 속도에 맞춰 태양의 궤적을 자동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능이 없으면 고배율로 확대된 태양이 몇초만 지나도 망원경 시야에서 사라진다.
 
1999년 구학산 기슭에 문을 연 별새꽃돌 과학관(해발 500m)은 천문동호회 회원들의 천체 관측과 교사 연수, 학생들의 체험활동 장소로 인기다. 2006년부터 삼육재단에서 운영을 맡고 있으며 연간 3만5000여명이 과학관을 찾는다. 9만9000㎡(3만평) 규모의 부지에 천체 관측실과 화석교육실, 광물·곤충 교육 전시실을 갖췄다.
 
국내 사설천문대 중 최대구경인 48인치 반사망원경를 포함해 전문가용 천체관측장비 32대를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별자리와 성단, 성운, 달 등 우주 관측이 가능하다. 장지양 과학관 기획실장은 “광물 분석과 야생화조류관찰, 탐방로 걷기,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방문객 만족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