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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부친, 양평 자택 인근서 피살 … 용의자 임실서 체포

중앙일보 2017.10.27 01:50 종합 2면 지면보기
김택진(50) 엔씨소프트 대표의 장인이자 윤송이(42·여) 사장의 부친인 윤모(68)씨 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되는 A씨(41)가 경찰에 붙잡혔다.
 

아침에 숨진 채 부인에게 발견돼
용의자 도주 중 붙잡혀 … 혐의 부인
전날엔 숨진 윤씨차 운전, 의혹 더해

윤송이 사장 미국서 급거 귀국 중
사위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윤씨는 지난 25일 오후 5시쯤 악기 연주 동호회에 참석한다며 경기도 양평 자택을 출발한 뒤 다음날 오전 7시17분쯤 자택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윤씨 부인(67)은 집 주차장에 남편의 검은색 벤츠 차량이 보이지 않고 핏자국이 발견되자 경찰에 신고했다. 윤씨 집 구조는 대문 앞에 주차장을 만든 형태인데, 부인이 주차장 끝 쪽에서 혈흔과 함께 윤씨를 처음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은 윤씨의 목에서 예리한 흉기에 찔린 것처럼 보이는 상처를 발견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숨진 윤씨의 벤츠 차량이 시신 발견 지점에서 5㎞ 떨어진 문호리 한 공터에서 발견됐다. 윤씨 차량 문은 잠긴 상태였다. 차량 내부 감식에서 혈흔이 나왔다. 차량 블랙박스는 없었다. 윤씨 휴대전화와 지갑도 발견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부친인 윤모씨가 26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자택 인근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사고 현장으로부터 5㎞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윤씨 차량 주변에 대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도주 중이던 용의자 A씨를 전북 임실에서 검거했다. [양평=연합뉴스]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부친인 윤모씨가 26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자택 인근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사고 현장으로부터 5㎞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윤씨 차량 주변에 대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도주 중이던 용의자 A씨를 전북 임실에서 검거했다. [양평=연합뉴스]

하지만 마을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전날 오후 5시10분 A씨가 자신의 i30 차량을 몰고 윤씨 전원주택 방향으로 이동한 장면이 확인됐다. 또 오후 11시45분쯤 윤씨의 벤츠 차량을 마지막으로 운전한 A씨의 모습도 포착됐다. 경찰은 CCTV 영상을 근거로 A씨가 윤씨 집 앞에 먼저 도착해 있었고 윤씨가 숨진 뒤에 윤씨 차를 몰고 다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 선상에 올렸다. 이후 양평경찰서는 휴대전화 위치 추적, 차량 수배 등을 통해 A씨가 26일 오후 3시11분쯤 전북 순창IC를 통과한 사실을 확인했다.
 
양평경찰서의 요청으로 공조에 나선 전북 순창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45분쯤 윤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용의점이 있는 A씨를 전북 임실군 덕치면 전주 방향 국도 위에서 체포했다. A씨는 현대 i30 승용차를 몰고 달아나던 중이었다. 순찰차로 가로막아 검거했다.
 
순창경찰서 강력팀 형사 4명이 A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혼자였던 A씨는 경찰에 반항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나는 범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진한 회색 바지에 구두를 신고 밤색 골프웨어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양평경찰서는 A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오후 6시30분쯤 수사관을 순창으로 급파했다.
 
양평경찰서는 A씨 신병을 넘겨받는 대로 살인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계획 범죄 가능성과 우발적 강도살인 가능성을 두루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공범이 있거나 청부살인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피살된 윤씨는 한국증권금융 상무를 지낸 뒤 2002년 퇴임했다. 퇴임 후 10년 전쯤 양평으로 귀촌했다. 현재 거주하는 집을 지어 이사를 왔다고 한다. 윤씨 집 주변은 고급 전원주택 등이 몰려 있다. 소형 주택까지 포함해 100여 가구 정도가 산다. 유명 여성 한류스타 이모씨 주택도 이 부근에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야산 중간중간 난 도로를 따라 집이 들어섰다.
 
윤씨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실리콘밸리에 체류 중이던 윤송이 사장은 급거 귀국 중이고, 김 대표는 가족 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대표는 2004년 이혼 후 2007년 11월 윤 사장과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한글과 컴퓨터’ 창업 멤버였던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를 창업해 온라인 게임 ‘리니지’ 시리즈를 크게 성공시켰다. 최근 모바일용 리니지 광고 영상에 직접 출연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윤 사장은 서울과학고와 KAIST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8세의 젊은 나이로 SK텔레콤 상무에 영입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 대표와 결혼한 뒤 엔씨소프트 사장(Global CSO)으로 근무 중이다.
 
양평=김민욱·최모란 기자, 순창=김준희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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