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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세습 비판하더니 … 홍종학 가족 ‘26억 쪼개기 증여’ 의혹

중앙일보 2017.10.27 01:15 종합 14면 지면보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중학생 딸(13)이 8억원 상당의 상가 건물 소유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홍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도 19대 의원 시절 장모에게서 17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에선 홍 후보자 부부와 딸이 장모의 재산을 나눠서 증여받은 데 대해 “세금을 줄이기 위한 쪼개기 증여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홍 후보자 중학생 딸 8억 상가 소유
장모 재산 세금 줄이려 직접 증여한듯
홍씨 가족 4년 새 재산 32억 늘어
야당 “이번 인사도 역시나 내로남불
장관 되면 소상공인 의욕 꺾는 것”

국회의원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홍 후보자는 2013년 서울 압구정동의 한양아파트(104㎡)를 배우자와 함께 공동으로 장모에게서 증여받았다. 당시 신고가는 8억4000만원이었다. 홍 후보자의 부인은 2015년 11월 시세 34억원이 넘는 서울 충무로 상가 건물의 지분을 25%(평가금액 8억6500만원)를 어머니(홍 후보자의 장모)에게서 증여받았다. 부부가 받은 증여 가액만 합해도 17억500만원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홍 후보자의 딸도 어머니(홍 후보자의 부인)와 함께 상가 지분 25%(평가금액 8억6500만원)를 외할머니에게서 증여받았다. 당시 딸은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부부와 딸이 증여받은 재산만 합해도 신고가 기준으로 25억7000만원이었고, 의원으로 활동하던 4년(2012~2016년) 동안 홍 후보자는 재산이 32억원 넘게 늘었다. 의원 당선 후 첫 재산신고(2012년) 때는 21억7355만원이었지만 2016년 7월 마지막 신고 때는 53억7597만원이었다. 홍 후보자는 26일 딸의 상가 건물 소유 논란에 대해 “증여세를 정상적으로 납부 후 증여받았다”고 해명했다.
 
야당은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공격했다. 홍 후보자는 2013년 국정감사 때 “대한민국 상위 1%가 지난 5년간 증여받은 재산은 27조9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부의 대물림이 엄청나다”며 “과다한 상속·증여가 이뤄지면 (서민들의) 근로의욕을 꺾을 수 있다”고 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직접 설정한 5대(위장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인사 배제 원칙을 지켜본 적이 없고, 이번 인사도 역시나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당 회의에서 “이쯤이면 ‘내로남불 종목 코리안 시리즈 우승후보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 후보자는 평소 ‘과다한 상속·증여 등 부의 세습이 서민의 의욕을 꺾는다’며 부의 세습을 반대하던 사람”이라며 “그가 장관이 되는 것은 중소·벤처기업에 종사하는 서민과 소상공인의 의욕을 꺾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명 바른정당 대변인은 “증여세 기본세율은 과세 표준 10억원 이하는 30%지만 30억원까진 40%, 30억원 초과인 경우는 세율이 훌쩍 뛰어 50%”라며 “34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분할해 증여한 것은 증여세율을 낮추기 위한 편법증여로 오해를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공격했다. 홍 후보자 딸이 받은 상가 지분(25%, 8억6500만원)을 홍 후보자가 받았다면 한양아파트 지분(50%, 4억2000만원)과 합해 증여가액이 12억원이 넘어 10억원 초과분에 대해선 40%의 세율 구간이 적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홍 후보자와 딸이 각각 4억2000만원과 8억6500만원을 증여받아 30% 세율이 적용됐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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