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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오·탈자율 0.0003% … 팔만대장경 눈으로 확인할 기회

중앙일보 2017.10.27 01:00 종합 25면 지면보기
인류 최고의 기록문화유산으로 꼽히는 팔만대장경 대장경판 진본이 공개된다. 경남 합천 해인사와 인근의 대장경테마파크에서 11월 5일까지 열리는 ‘2017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을 통해서다. 이번에 최초 전시되는 대반야바라밀다경 대장경판. [양보라 기자]

인류 최고의 기록문화유산으로 꼽히는 팔만대장경 대장경판 진본이 공개된다. 경남 합천 해인사와 인근의 대장경테마파크에서 11월 5일까지 열리는 ‘2017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을 통해서다. 이번에 최초 전시되는 대반야바라밀다경 대장경판. [양보라 기자]

경남 합천 해인사가 명찰(名刹)로 꼽히는 이유는 이곳 장경판전(국보 52호)에 우리나라 불교문화재의 정수 팔만대장경(합천 해인사 대장경판·국보 32호)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 극복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고려 고종 23년(1236년)부터 16년에 걸쳐 제작된 8만1350장의 목판은 현재까지 소실되지 않고 남아 있다.
 

내달 5일까지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진본 경판 8점 일반인에 처음 공개
해인사~마애불 숨겨진 참배길 활짝
복원된 신라 우물 ‘어수정’도 첫선

팔만대장경은 여러모로 전설 같은 문화재다. 우선 완성도. 층층이 쌓으면 높이 3250m로 백두산(2744m)보다 높으며, 한 줄로 이으면 150리(60㎞)까지 이어지는데 오·탈자율은 0.0003%에 불과하다.
 
관람객이 최초 전시된 팔만대장경인 대반야바라밀다경과 대방공불화엄경(오른쪽)을 살펴보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관람객이 최초 전시된 팔만대장경인 대반야바라밀다경과 대방공불화엄경(오른쪽)을 살펴보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전설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무도 본 사람이 없어서다. 현재 해인사의 일반 관람객은 팔만대장경 글씨가 새겨진 부분을 볼 수 없다. 대장경을 보관한 건물 장경판전의 창살 틈으로 빽빽하게 꽂힌 목판을 바라보는 게 전부다. 낙산사(2005년), 숭례문(2008년), 화엄사(2012년) 등에 방화사건이 터지자 해인사 측은 장경판전의 중정(中庭·마당) 입구를 통제했다. 2017년 1월 겨우 제한을 풀었지만 장경판전 바깥쪽인 장경판전 중정에서 창살 사이로 희미하게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극소수만 ‘알현’했던 팔만대장경 진본을 코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해인사와 인근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열리는 ‘2017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을 통해서다.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축제 이벤트 중 하나로 11월 5일까지 대장경테마파크 대장경천년관에서 대장경판 8점이 전시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대장경판 중에는 특히 팔만대장경 고유번호 1번(K1)이 붙어 있는 ‘대반야바라밀다경’이 포함됐다. 대반야바라밀다경 대장경판은 1237년 정유년에 제작된 최초의 팔만대장경으로 완성 후 60갑자로 13바퀴를 돈 2017년 정유년인 올해, 일반 대중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축전 기간 특별 공개되는 보물이 또 있다. 9세기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 222호인 해인사 마애불 입상이다. 이 불상은 가야산 해발 1000m 지점, 높이 7.5m, 너비 3.1m 크기의 자연바위에 부조로 조각됐다. 마애불 일대는 스님의 비밀스러운 기도 장소로, 해인사에서 마애불로 향하는 참배길은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히 차단돼 왔다. 축전 폐막과 함께 마애불 참배길은 닫힌다.
 
복원을 마치고 대장경세계문화축전에 맞춰 개방된 어수정. [위성욱 기자]

복원을 마치고 대장경세계문화축전에 맞춰 개방된 어수정. [위성욱 기자]

신라왕의 전설이 깃든 우물 어수정(御水井)도 복원공사를 끝내고 이번 축전에 맞춰 공개됐다. 신라 40대 애장왕(788∼809)은 병으로 고생하던 차에 가야산 근처에서 순응과 이정이라는 고승을 만나 병을 고치고 그 보답으로 802년 해인사를 창건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애장왕이 해인사에서 마시면서 사용한 우물이 1200년 만에 복원된 어수정이다.
 
축제에는 다양한 체험거리도 있다. 대장경판(모조품)에 먹을 바르고 종이에 찍어 보는 탁본 체험, 모형을 조립해 장경판전 만들기 등은 무료다. 팔만대장경을 새긴 각수처럼 나무에 글씨를 새기는 판각체험 등은 유료(1인 5000원)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입장료 어른 1만원, 어린이 6000원. 해인사·대장경테마파크 입장 포함. 개방시간 해인사 오전 8시30분~오후 5시, 대장경테마파크 오전 9시~오후 5시.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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