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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내일부터 1주일, 인사동은 거대한 박람회장

중앙일보 2017.10.27 01:00 종합 25면 지면보기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인사동 전역에서 인사동박람회가 열린다. 대형 체인 카페와 화장품숍 등이 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인사동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행사다. 인사동 전역의 171개 업소가 참여한다. [사진 ㈔인사전통문화보존회]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인사동 전역에서 인사동박람회가 열린다. 대형 체인 카페와 화장품숍 등이 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인사동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행사다. 인사동 전역의 171개 업소가 참여한다. [사진 ㈔인사전통문화보존회]

급등한 임대료 때문에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던 원주민이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은 주거지구나 트렌디한 상권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독특한 문화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인사동 같은 동네도 위협받고 있다. 대형 카페와 화장품 가게, 중국산 저가 기념품이 인사동을 점령하면서 점점 개성을 잃어 왔다. 이에 상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인사동 박람회를 열고 정체성 되찾기에 나선다.
 

그저 그런 카페 거리, 화장품 거리?
전통문화 거리로 거듭나기 나서
대규모 아트페어, 한복 퍼레이드
국악·사물놀이·비보이 공연도

‘인사동 박람회’라는 이름은 올해 처음 내걸었지만 매년 이맘때 인사동에서는 축제가 있었다. 1987년부터 해 온 인사전통문화축제다. 30회를 맞아 새 이름을 지었다. 인사동 전체가 박람회장이 되고, 171개 업소가 참여한다. 문제로 지적됐던 인사동의 모든 가게가 다 참여하는 건 아니다. 5대 권장업종(고미술·화랑·표구·공예·한지 및 필방)과 준권장업종(전통찻집·전통한복·한정식·액자)만 전시 부스 형태로 참여한다.
 
권장업종·준권장업종이란 기준이 생긴 건 꽤 오래전이다. 2002년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인사동은 한국 최초의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인사동의 무분별한 개발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비권장업종의 인사동 진입을 법으로 제한했다. 2014년에는 금지 업종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까지 제정됐다.
 
비싼 임대료가 버거운 소규모 상점이 하나둘 인사동을 떠났고 그 자리에는 대기업 체인 카페와 화장품점이 들어섰다. 문화의 거리로 불리던 인사동은 카페 거리, 화장품 거리로 서서히 변모했다. 방문객은 평일 3만~5만 명, 주말이면 10만 명에 달하는데도 전통문화는 홀대받고 있다. 20년간 인사동을 지킨 ‘동양다예’, 2대째 이어온 고시계점 ‘용정콜렉션’, 30년 역사의 ‘송림당필방’처럼 인사동을 대표하는 업소들도 문을 닫았다.
 
박람회에서는 한복 퍼레이드 같은 볼거리도 많다. 지난해 인사동전통문화축제 한복 패션쇼. [중앙포토]

박람회에서는 한복 퍼레이드 같은 볼거리도 많다. 지난해 인사동전통문화축제 한복 패션쇼. [중앙포토]

㈔인사전통문화보존회가 올해 박람회를 기획한 건 그래서다. 관광객을 많이 모으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 인사동의 고유한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을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16년까지는 축제 장소를 인사동 메인 거리로 한정했지만 올해는 17만5743㎡에 이르는 인사동 전역이 박람회 무대가 된다.
 
90개 고미술과 화랑에서는 대규모 아트페어를 열고, 표구·공예·한지뿐 아니라 한식과 전통차 등 일부 품목을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할인판매할 계획이다.
 
다채로운 이벤트도 진행된다. 박람회 첫날인 28일에는 오후 1시부터 전통차와 표구 제작 시연을 보이고 취타대와 한복 퍼레이드도 진행된다.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도 이어진다. 둘째 날부터는 한복 체험과 도자기 시연과 같은 재미난 이벤트가 인사동 곳곳에서 펼쳐진다. 국악뿐 아니라 비보이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정용호 ㈔인사전통문화보존회 회장은 “인사동 고유의 위상과 역할을 회복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인사동의 이미지로 다가가고자 한다”며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2년 뒤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국제 인사동 엑스포’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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