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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처 버뮤다 로펌 해킹…떨고 있는 슈퍼리치들

중앙일보 2017.10.25 20:27
지난해 4월 세계 탐사보도 기자들이 유출된 로펌의 자료를 바탕으로 저명 인사들이 연루된 조세회피 의혹을 폭로했다.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세계 탐사보도 기자들이 유출된 로펌의 자료를 바탕으로 저명 인사들이 연루된 조세회피 의혹을 폭로했다.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조세 회피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뮤다에 본사를 둔 로펌의 컴퓨터에 저장된 고객 관련 기록이 해킹돼 조만간 언론을 통해 폭로될 예정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뮤다 소재 로펌 애플비 자료 털려
ICIJ, 애플비 고객 정보 공개 준비 중
각국 정치인·유명인들 연루됐던
‘파나마 페이퍼스’ 2탄 될까 주목

지난해 4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파나마 페이퍼스’로 불리는 대규모 조세 회피 의혹을 공개했었다.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조세 회피처 21곳에 세계 각국 정상들과 부유층이 재산을 은닉했음을 폭로했다. 
ICIJ가 이번에도 추가 폭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져 내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해킹된 로펌은 버뮤다에 본사를 두고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맨 제도, 건지, 만섬, 저지, 모리셔스, 세이셸 등 조세 회피처들에 사무실을 거느린 애플비(Appleby)다. 
이 로펌은 ICIJ와 접촉한 이후 고객들에게 컴퓨터에 저장된 민감한 개인 정보들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버뮤다

버뮤다

애플비는 자사나 고객들과 관련해 부정행위가 없었다고 선을 긋고 있다. 애플비는 “회사는 부정한 행위가 있다는 주장들을 철저히 조사해 회사 측이나 우리 고객들과 관련해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로펌 순위를 평가하는 ‘채임버스&파트너스’는 애플비의 고객들에 “금융회사들과 글로벌 기업, FTSE 100 지수 편입 기업들, 포춘 글로벌 500에 속하는 기업들, 개인 부호들”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처남, FC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 등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었다. 
 
당시 아이슬란드의 다비드 귄괴이르손 총리는 조세 회피 의혹에 연루돼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고, 호세 마누엘 소리아 스페인 산업장관도 사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가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한국인도 180여 명이 포함됐다.
 
지난 7월 파키스탄 대법원은 조세 회피 의혹에 연루된 후 부패의혹 수사를 받은 나와즈 샤리프 총리의 자격을 박탈하기도 했다. 
 
EU는 조세 회피를 돕는 회계사와 변호사를 단속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며, ICIJ는 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지난 16일 몰타에선 파나마 페이퍼스에 연루된 몰타 정치인들의 부패 사건을 집중 보도했던 탐사보도 기자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53)가 교외 자택에서 차를 몰고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량 폭발로 숨지기도 했다. 그는 보름전 경찰에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신고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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