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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직 지검장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연루 의혹

중앙일보 2017.10.25 20:10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 [중앙포토]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 [중앙포토]

현직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정치개입' 수사를 방해한 '국정원 현안 태스크포스(TF)'에 소속됐던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현직 지검장인 A검사장이 TF에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방해 개입 여부 등에 대해선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어 구체적인 혐의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당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으로 구성된 ‘현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윤석열 팀장(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끌던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13년 댓글 수사 때 국정원에 파견
당시 함께 파견된 평검사들도 관련 돼
A지검장 "당시 일 발설할 수 없어"

A지검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발탁(2013년 4월)됐다. 국정원 직원이 아닌 외부 인사가 이 보직에 발령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아래서 불거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습문제로 국정원이 혼란스러운 때였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그달 말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압수수색은 댓글 작업이 이뤄진 국정원 심리전단실을 중심으로 약 13시간 진행됐다. 
 
국정원 적폐청산 TF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은 빈 사무실 두 곳을 심리전단 사무실인 것처럼 꾸며 ‘위장 사무실’을 만들었다. 또 심리전단이 일반적인 대북 사이버 활동을 한 것처럼 보이도록 회의록과 보고서를 조작해 캐비닛에 채워 넣었다. 이 같은 사실은 적폐청산 TF가 최근 국정원 메인 서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남 전 원장은 형사소송법상 군사·기밀 장소로 분류된 국정원 건물을 압수수색하는 데 동의했지만, 메인 서버에 대한 조사는 거부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 [중앙포토]

남재준 전 국정원장 [중앙포토]

검찰은 이 같은 수사 방해 공작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중심에 ‘현안TF’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안TF는 서천호 전 2차장을 중심으로 꾸려져 7·8국장과 법률보좌관(파견 검사), 감찰실장 등이 속한 간부팀과 실무팀으로 나눠 활동에 나섰다. 2013년 4월 국정원 감찰실장에 임명된 A지검장도 이 TF에 소속돼 활동했다. 감찰실장은 국정원 내부 감찰과 직원에 대한 징계, 공직기강 확립 등을 총괄하는 요직으로 꼽힌다.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현안TF가 국정원 측의 대응 공작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감찰실이 조율자 역할을 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A지검장이 국정원의 수사 방해 공작에 연관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검찰이 A지검장은 물론 당시 국정원 법률보좌관이던 B검사, C검사 등을 상대로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당시 국정원 감찰실과 법률보좌관실의 운영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A지검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법에 따라 당시 국정원 소속으로 내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발설할 수 없다. 이 사안과 관련해 설명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과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정원법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다.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의혹에 연루된 남 전 국정원장과 서 전 2차장은 출국금지된 상태다. 
 
손국희·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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