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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위 공유 서비스, 한국에서도 통할까?

중앙일보 2017.10.25 17:30

중국 최대 공유 자전거 서비스 모바이크가 한국에 본격 진출한다 

중국의 공유 자전거 서비스 모바이크가 지난 18일 수원시와 무인 대여 자전거 서비스 제공을 골자로 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모바이크는 수원시에서 직접 시설 투자와 자전거 대여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는 빠르면 오는 11월 하순 시작된다.  
모바이크 [출처: 바이두 백과]

모바이크 [출처: 바이두 백과]

모바이크는 지난 2015년 창업한 중국의 공유 자전거 서비스다. 별다른 거치대 없이 원하는 곳에서 타고 세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확인, 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중국 공유 자전거 스타트업, 글로벌 대도시 러브콜 이어져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연동돼 있어, 복잡한 결제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다. 이 같은 편리함을 무기로 모바이크의 이용자 수는 2년 새 1억 명으로 늘었다.  
모바이크의 기업가치는 2년새 3조원까지 치솟았다. [출처: 바이두 백과]

모바이크의 기업가치는 2년새 3조원까지 치솟았다. [출처: 바이두 백과]

모바이크는 중국의 교통 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바이크를 시작으로 이와 유사한 공유 자전거 서비스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청두 등 일부 도시에서는 자전거가 버스, 지하철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됐다. 지난 2년 모바이크를 통해 자동차 35만 대가 내뿜는 탄소 배출량을 절감했다는 통계도 있다. 모바이크가 세계적인 혁신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이유다.  
 
한국에 첫 발을 내디딘 모바이크, 과연 중국에서와 같은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모바이크의 한국 시장 진출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모바일 차이나의 첫 출사표
 
모바이크의 한국 진출은 그 자체로 큰 시사점이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의 첫 ICT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한 중국 ICT 서비스는 거의 없었다. 알리페이(모바일 결제), 씨트립(온라인 여행사), 투쟈(途家, 숙박 공유) 등 중국 대형 모바일 서비스가 한국에 진출해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 관광객 혹은 재한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법인만 한국에 있을 뿐, 사실상 중국 내수 시장의 연장선에 있는 반쪽짜리 진출인 셈이다.   
중국의 모바일 여행사 씨트립은 한국에 진출해 있지만,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 관광객 혹은 재한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출처: 바이두 백과]

중국의 모바일 여행사 씨트립은 한국에 진출해 있지만,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 관광객 혹은 재한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출처: 바이두 백과]

중국이라는 브랜드로 한국의 ICT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중국 업체들의 판단이다. ICT 시장 특유의 높은 진입 장벽은 물론 문화적 차이, 각종 규제도 중국 업체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무엇보다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기술 없이는, 짝퉁·카피캣 등 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좀처럼 파고들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모바이크의 국내 시장 진출 선언은 달라진 중국 모바일 서비스의 위상을 보여준다. 후웨이웨이 모바이크 창업자는 지난 20일 서울에서 열린 매일경제 세계 지식 포럼에 참석 "모바이크의 진출을 통해 한국의 도시 교통 환경에 큰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금 과장해 한국 ICT 서비스 시장을 향한 중국 업체의 첫 선전 포고인 셈이다.
모바이크는 얼마 전 영국 런던에 진출했다. [출처: 모바이크 홈페이지]

모바이크는 얼마 전 영국 런던에 진출했다. [출처: 모바이크 홈페이지]

자신감의 원천은 세계가 인정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있다. 거치대가 없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는 단시간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모바일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2017년 상반기 기준 모바이크는 런던, 삿포로, 워싱턴DC 등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14개 도시에 진출해있다. 글로벌 대도시들의 러브콜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서비스를 베끼는 카피캣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모바이크에 대한 월스트리트 저널의 평가다.
 
또 하나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 바로 파급력이다. 모바이크의 진출은 단순히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모바이크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손에 쥘 수 있다. 여기에는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 이동 동선은 물론 지역 전반의 교통 데이터도 포함한다.  
모바이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부가 사업에 나서고 있다. 매일경제 세계지식 포럼에서 공개된 모바이크 빅데이터 기술. [출처: 차이나랩]

모바이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부가 사업에 나서고 있다. 매일경제 세계지식 포럼에서 공개된 모바이크 빅데이터 기술. [출처: 차이나랩]

모바이크는 이 같은 빅데이터를 활용, 다양한 상업적, 공공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한국 업체들도 얻기 힘든 소중한 자원이다. 실제로 모바이크는 상하이, 베이징 등 지역에서 현지 경찰(공안)들과 손잡고 교통 시스템 운영에 나서고 있다. 자칫하다가 미래의 석유라 불리는 빅데이터를 중국 업체에게 통째로 내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모바이크, 성공할 수 있을까?
 
다만 모바이크가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먼저 한국의 이용자들은 중국인들과 비교해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다. 한국 교통 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자전거 이용률은 8.3%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통근이 아닌 취미 수요다.  
 
반면 모바이크가 출시되기 한참 전인 2013년 중국의 자전거 인구는 3억 7000만대(중국 자전거 협회)에 육박했다. 이중 90% 이상이 출퇴근을 목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했다. 모바이크를 비롯한 공유 자전거가 쉽게 중국인들의 생활에 스며들 수 있었던 이유다.  
중국 베이징 시내의 자전거 도로 [출처: 바이두 백과]

중국 베이징 시내의 자전거 도로 [출처: 바이두 백과]

인프라 격차도 크다.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도시에 전역에 자전거 도로가 깔려있는 반면 서울을 비롯한 한국 도심에서는 좀처럼 자전거 전용도로를 찾기 힘들다.  
 
지난 2016년 한해 베이징에서 새롭게 깔린 자전거 도로는 약 300Km다. 오는 2020년까지 3200Km 연장의 자전거 도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형이 완만한 상하이와 베이징과 달리 한국의 도시들은 오르막과 내리막도 많다. 모바이크가 한국 시장을 쉽게 볼 수 없는 이유다.  
 
모바이크가 한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얼마전 일본에 진출한 모바이크는 자전거 사용 요금으로 30분 당 500원으로 책정했다(중국은 30분에 180원). 백번 양보해, 수원시 인구의 5분의 1인 20만 명이 매일 30분씩 이용하게 됐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모바이크가 하루에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1억원(20만*500원) 정도다.
 
반면 도시 전역에 방치된 자전거를 관리하는 데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 도난 및 훼손 문제도 있다. 모바이크의 자전거 1대 생산비용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락, GPS, 에어리스 타이어 등 첨단 기술이 들어간 모바이크 자전거 한대 생산 원가는 서비스 초기에는 6000위안(102만원)에 육박했다. 이마저도 교체 주기가 2년에 불과하다.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서비스 회전속도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출처: 따릉이 홈페이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출처: 따릉이 홈페이지]

실제로 약 1만 2000대의 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경우 시민들의 호평에도 불구, 지난해 3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용료 수익이 10억 3000만원(1시간에 1000원)이었던 반면, 운영에 들어간 돈은 43억원에 육박했다.  
 
모바이크는 공공기관이 아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자전거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수원시가 이를 메꿔줘야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유 서비스 압도적인 물량으로 시장을 장악할 때 비로소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다. 모바이크 역시 이를 위해 중국에서 막대한 투자금을 태워가며 손실을 메워가고 있는 상태다. 그런 측면에서 모바이크의 이번 한국 진출은 실질적인 수익보다는, 도크리스(거치대가 없는) 자전거 공유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더 크다" 한국의 한 IT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모바이크의 중국에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바로 보증금 장사다. 모바이크는 중국에서 30분 당 1위안(180원)의 저렴한 요금을 받는 대신, 이용자들에게 299위안의 보증금을 거둬들인다. 보수적으로 중국 내 모바이크의 이용자 수를 약 2000만명으로 가정할 때 모바이크는 우리돈으로 1조 위안(299위안*2000만명)에 육박하는 현금 자산을 보유할 수 있다. 모바이크는 이 돈을 부동산,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 이용료+앱 광고 와 함께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낸다는 방침이다. 전형적인 규모의 경제 전략이다.
 
중국과 비교해 열악한 모바일 결제 환경도 걸림돌이다. 모바이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연동, 거리에 따라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보증금도 단 몇 번의 터치만 하면 은행 계좌에서 바로 빠져나간다.
 
반면 서울의 따릉이나 고양시의 피프틴의 경우 제3자 소액 결제 서비스를 거쳐 탈 때마다 일일이 결제하거나, 한 번에 요금을 충전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모바이크가 어떤 식으로 결제 문제를 풀어나갈지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중국 자전거 공유 시장의 정착이 결코 모바이크의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ofo와 같은 경쟁업체, 그리고 수백 개의 유사 자전거 및 교통 공유 서비스들이 생겨나면서 하나의 거대한 시장을 만들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서비스는 진화했고, 점점 더 많은 이용자들이 공유 자전거를 이용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 당국의 느슨한 규제, 원활한 투자 환경, 간편한 결제 환경,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중국인들 특유의 성향 등도 모바이크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는 평가다. 허나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이 같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에 모바이크의 한국 진출이 '반짝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초기 과감한 투자와 수원시와의 긴밀한 협조가 선행되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차이나랩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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