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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4강 대사에 “정말 중요한 시기”…주한 미국 대사 9개월 공석

중앙일보 2017.10.25 16:08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국 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했다. 새 정부 출범 168일 만에 핵심 외교의 축이 모두 완성된 것이다.
 

조윤제 미국, 노영민 중국, 이수훈 일본, 우윤근 러시아 대사에 신임장 수여
문 대통령, 4강 대사 모두 비외교관 출신 임명한 데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조윤제 주미국, 노영민 주중국, 이수훈 주일본,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부부에게 일일이 신임장과 꽃다발을 직접 건넨 뒤 “(외교를) 다변화하는 가운데서도 역시 4대국 외교가 우리 외교의 기본일 수밖에 없다”며 “북 핵·미사일이 워낙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나아가 동북아 전체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4대 국가 외교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4강 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차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훈 주일본, 우윤근 주러시아, 문 대통령, 노영민 주중국, 조윤제 주미국 대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4강 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차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훈 주일본, 우윤근 주러시아, 문 대통령, 노영민 주중국, 조윤제 주미국 대사. [연합뉴스]

그러고는 각국의 현안에 대해 일일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양국 간 공조, 한·미 동맹 강화뿐 아니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 방위비 분담 문제 등 난제들이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도 마찬가지로 북핵 문제 공조와 함께 과거사 정리 문제, 미래 발전적 관계,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조화스럽게 외교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문제를 넘어서 양국 관계를 경제 교역에 걸맞게 비약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러시아는 북한과 관계가 아직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러시아와 여러 가지 협력 관계 발전을 그 자체로서 목적을 두고 해나가고, 그것을 통해서 나중에 북한까지도 (남·북·러) 삼각 구도 속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4강 대사를 모두 비외교관 출신으로 채운 이유도 직접 설명했다. 근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4강 대사 관련, “외교관을 아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사”라고 지적하는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비판론을 의식한 듯했다. 
 
문 대통령은 “4대국 대사를 모두 특임대사로 임명한 것은 제 기억에 처음”이라며 “새 정부의 외교 정책의 기조를 세우는 시기라는 점에서 지금 이 국면에서는 4대국 대사들이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을 대변할 수 있고, 또 정치적 기준도 충분히 갖춘 분들이 맡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치인 출신인 노영민·우윤근 대사와 관련해선 “외교는 처음이겠지만 각각 중국·러시아 전문가이고, 우리 여당에서 차지하는 정치적 부분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아마 그 나라에서도 비중 있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반 전 총장은 최근 4강 대사 임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반 전 총장은 최근 4강 대사 임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사진 청와대

대사들은 문 대통령과 환담하며 직접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영민 주중 대사는 “처음 중국에 부임했을 때 걱정이 많았다”며 “그러나 그간 강행군을 하며 많은 정부 및 학계 인사를 만났는데 입장이 바뀐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 뒤 “한·중 관계 발전에 화룡점정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 대사는 중국 정부 측 인사가 고사성어를 인용해 “이목지신(移木之信·나라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이라고 하자 “제구포신(除舊布新·옛 것은 덮고 새로운 것을 깔자)”이라고 맞받은 뒤 “한·중 양국이 함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입장을 번복했다는 걸 문제 삼는 중국 인사에게 노 대사가 앞으로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로 설득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4강 대사 진용을 갖췄지만 주한 미국 대사의 경우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이임한 뒤 9개월 동안 공석인 상황이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차기 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 임명이 되지 않아 주한 미국 대사관은 마크 내퍼 대사 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 대통령, 시진핑 주석에게 축전=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연임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중화인민공화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중화인민공화국 공산당 총서기에 연임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시 주석의 지도하에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꿈(중국몽·中國夢)’을 이루어 나가고, 동북아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더욱 큰 기여를 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다. 그러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시 주석과 다시 만나 올해 수교 25주년을 맞이한 한·중 관계를 다방면에서 심화시키고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며,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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