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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동료 라미레스, 꼴찌 요코하마 일본시리즈 이끌어

중앙일보 2017.10.25 13:40
만년 꼴찌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이승엽(41)의 동료로 유명한 알렉스 라미레스 요코하마(43·베네수엘라) 감독의 지도력이 다시 한 번 발휘됐다.
 
요코하마는 24일 일본 히로시마 마쓰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CS) 파이널 스테이지(6전4승제) 5차전에서 9-3으로 승리했다. 요코하마는 1승 어드밴티지를 얻은 리그 1위 히로시마에 1차전을 내줬지만 4연승을 거둬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요코하마는 '약체'의 상징과도 같은 팀이다. 1998년 우승 이후 무려 10번이나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1시즌 뒤 최대주주가 방송사인 TBS에서 게임회사인 DeNa로 바뀐 뒤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모기업도 작은 편이라 살림살이도 넉넉하지 않다. 올시즌 평균 연봉은 2600만엔(약 2억5750만원)으로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그런 요코하마가 지난해 리그 3위를 차지해 1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사고를 쳤다. 요코하마는 CS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요미우리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는 19년 만에 정규시즌 승률 5할을 달성했고, 일본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성적이 올라가면서 팬들의 반응도 뜨거워졌다. 2013년 142만5728명(평균 1만9802명)이었던 요코하마의 관중 숫자는 올해 197만9446명(2만7880명)까지 늘어났다. 당연히 역대 최고 기록이다.
 
기적의 중심에는 라미레스 감독이 있다. 1991년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입단한 라미레스는 메이저리그에서 135경기 밖에 뛰지 못했고, 2001년 일본행을 선택했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한 라미레스는 29홈런을 날리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2003년에는 40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에 올랐다. 팬들은 그를 '라미짱(ちゃん·친숙한 사람에게 부르는 애칭)'이라고 불렀다.
 
라미레스는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08년부터 요미우리에서 이승엽과 같이 뛰었기 때문이다. 외국인선수지만 절친했던 둘은 불고기를 먹고, 홈런을 치면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라미레스는 2012년 요코하마로 이적해 1년을 더 뛰고 은퇴했다. 통산 기록은 타율 0.301, 2017안타·380홈런. 그가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일본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일본어도 능숙해 동료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었다. 명포수이자 강타자였던 후루타 아쓰야에게 타격에 관한 조언을 구했고, 젊은 일본인 선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다. 최근엔 일본인 여성과 재혼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라미류(流), 어떻게 성공하고 긍정적이 되었나』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이 책에서 라미레스는 '일본 야구를 존경하고, 동료들을 사귀고, 신문을 통해 상대 선수들의 자료를 분석하는 것'을 성공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 프로야구에서 감독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라미레스의 꿈은 2015년 10월 이뤄졌다. 오릭스 버팔로스 타격 어드바이저로 일하고 있었던 라미레스를 요코하마가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 것이다. 라미레스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상위 팀을 격파했다. 일본 언론들은 젊은 감독답게 선수들과 허물없이 대화하고 데이터 분석에 능통한 라미레스에 대한 호평을 내놓고 있다.
 
요코하마는 28일부터 퍼시픽리그 챔피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일본시리즈(7전 4승제)에서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라미레스 감독은 11년 만의 외국인 감독 우승에 도전한다. 현재 SK를 이끌고 있는 트레이 힐만(54·미국) 감독이 2006년 니혼햄 파이터스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라미레스 감독은 "센트럴리그를 대표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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