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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버터값 180% 껑충···아시아 이 나라 때문

중앙일보 2017.10.25 11:37

 
13억 중국인이 크루아상 맛들이자 프랑스에선 버터 대란

프랑스 버터 가격 급등해 마트에 공급 달려
우유 생산량 감소, 중국과 중동 수요 증가가 원인
크리스마스 앞두고 프랑스 빵 가격 인상 조짐

중국인이 먹기 시작하면 세계 식품시장 흔들
아보카도 수입량 급등하자 멕시코서 최고가 경신
베트남 자몽, 호주산 성인용 분유도 중국 영향 받아

 
중국 등에서 크루아상 등 프랑스 빵이 인기를 끌자 프랑스 현지에서 버터 공급난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등에서 크루아상 등 프랑스 빵이 인기를 끌자 프랑스 현지에서 버터 공급난이 빚어지고 있다.

 베이커리의 나라 프랑스가 버터 공급난에 빠졌다. 버터의 원료인 우유 생산량이 줄어든 데 더해 중국 등 신흥 경제강국에서 크루아상 등 프랑스식 빵이 인기를 끌면서 프랑스산 버터 수요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중국인이 먹기 시작하면 세계 식품시장이 요동치는 현상은 다른 품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산 버터의 평균 도매가격이 지난해 4월 t당 2500유로에서 올 여름 7000유로까지 치솟았다. 해당 기간에 가격이 180%나 상승했다. 프랑스 대형마트 등에선 버터가 제때 공급되지 못해 매대가 비어 고객 안내문이 내걸리고 있다.
 
일부 제과점에선 질 좋은 프랑스산 버터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치솟는 원료 가격 때문에 조만간 크루아상이나 팽 오 쇼콜라, 브리오슈 등 버터가 많이 들어가는 빵 제품의 소비자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케이크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버터 대란이 이어질 조짐이다.
파리의 패스추리도우 제작업자인 클로드 프랑수아는 “버터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는데, 프랑스산이 아닌 제품은 생산 품질을 떨어뜨릴까 봐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8월 중순 이후로 버터가 부족해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줄였고 이런 상태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버터 품귀 현상과 가격 급등은 2년 전 유럽연합(EU)의 우유 생산량 쿼터제가 없어지면서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가격이 폭락한 것도 한 원인이다. 프랑스 낙농가들이 타격을 입어 우유 생산량을 줄이자 버터 생산도 급감했다.  
 
이와 함께 중국과 중동 등 신흥국에서 프랑스식 빵과 과자의 맛에 눈을 뜨면서 프랑스식 버터 수요가 폭등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프랑스 낙농협회 도미니크 샤르즈 회장은 “중국 등의 버터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스테판 트라베르 프랑스 농무장관은 “조만간 우유 생산량이 회복돼 상황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인기를 끈 아보카도도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주 산지인 멕시코의 아보카도 가격은 98년 가격을 집계한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 1월 3일 10kg당 240멕시코페소였는데, 지난 5월 4일에는 550멕시코페소로 120%이상 뛰었다. 중국의 아보카도 수입량이 지난해 2만5000t으로 4년 만에 160배 증가한 것이 주 원인으로 풀이된다. 아보카도는 한 해 작황이 좋으면 이듬해 수확량이 떨어지는데, 올해가 후자에 해당하는 점이 더해졌다.
아보카도

아보카도

베트남 메콩 자몽 농가도 중국의 수요 덕에 고가에 수출을 하고 있는데, 유럽 국가들은 산지 가격이 오르면 수입을 줄이는 것과 달리 중국은 계속 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과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중국 청정우 우유 수요가 늘면서 호주 A2 밀크라는 업체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만 팔던 성인용 분유를 전자상거래업체를 통해 중국 시장에 출시했는데, 해당 업체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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