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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떨게 한 러 게이트 문건 뒷조사 클린턴측이 지원

중앙일보 2017.10.25 11:31
2016 대선 당시 클린턴(왼쪽)과 트럼프 부부. [AP=연합뉴스]

2016 대선 당시 클린턴(왼쪽)과 트럼프 부부. [AP=연합뉴스]

미국의 '러시아 게이트'를 촉발시킨 문건에 대한 비공식적인 조사를 위한 자금이 클린턴 캠프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로부터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의 크렘린궁과 광범위하게 연루됐다는 내용이 담긴 문제의 문건이다.
 

경선 때 공화당 의뢰인이 문건 조사 시작
이어 클린턴 캠프와 민주당이 대선 직전까지 돈 대

워싱턴의 사설정보업체 퓨전 GPS가 영국 정보기관 출신인 크리스노퍼 스틸을 고용해 조사한 이 자료는 러시아 게이트 정국의 피뢰침이 됐다. 
 
마크 엘리어스와 그의 로펌 퍼킨스 코이에는 클린턴 캠프와 DNC를 대신해 지난해 4월 퓨전GPS와 계약을 맺었다. 원래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공화당의 의뢰인이 트럼프에 대한 조사 비용을 댔지만, 경선이 끝나자 조사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클린턴과 민주당 측이 4월부터 이를 이어 받아 대선 직전인 2016년 10월까지 뒷조사 비용을 댔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클린턴 캠프와 DNC가 조사 자금을 댔다는 내용은 퍼킨스 코이에가 퓨전GPS 대표 변호사에게 의뢰인 비밀 유지 의무 기간이 지났음을 알려주는 e메일에서 드러났다고 한다. 이 메일은 의회의 퓨전GPS사 은행 거래 내역 확보를 위한 소환장 발부 여부를 놓고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공화당 하원 정보위원장은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 고객'을 특정하기 위해 소환장을 발부했다. 퓨전GPS는 거래내역 공개에 저항해왔고, 법원은 협의 시한을 27일까지로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Ryan Remiorz/The Canadian Press via AP)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Ryan Remiorz/The Canadian Press via AP)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WP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클린턴 캠프와 DNC가 퓨전GPS사에 내는 조사 비용을 분담해 냈으며, 스틸에게 직접 조사 비용을 준 건 아니라고 전했다. 퓨전GPS사가 스틸에게 하청을 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스틸의 정보력은 그의 예전 활약상 덕분에 연방수사국(FBI)과 미국 정부도 인정하는 수준이다. 
 
대선이 끝나고 FBI는 스틸에게 관련 정보를 더 모아오면 정보를 주겠다고 합의했지만 이듬해 1월 언론 보도에 스틸의 이름이 공개되면서 계약은 없던 일이 됐다고 한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재직 당시 스틸의 문건을 2페이지로 요약한 내용을 공개하고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FBI와의 갈등 끝에 코미 해임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미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현직 FBI 국장 해임은 러시아 게이트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선임으로 이어지며 정국을 뒤흔들었다. 
 
미국에선 대선 캠프가 로펌을 앞세워 외부 조사업체와 간접 계약을 하는 보편적인 일이다. 변호사의 비밀유지 특권 덕분에 외뢰인과 의뢰 결과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선거 비용 지출 내역에 따르면 클린턴 캠프는 2015년 6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퍼킨스 코이에게 560만 달러를 법률 수수료로, DNC는 360만 달러를 법률 및 자문 수수료로 제공했다. 그 중 얼마가 퓨전GPS사로 흘러갔는지는 명확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 Photo/Evan Vucci)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 Photo/Evan Vucci)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건엔 재정적인 연루설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2013년 미스유니버스 대회 참석차 러시아에 갔을 때 성매매 여성들과 엽기 행각을 벌였고, 그 영상을 활보한 러시아 정보기관이 트럼프를 협박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에서 문건에 드러난 연루설을 부인하며 조사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WP의 이번 보도는 트럼프에게는 역공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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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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