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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시진핑, 마오쩌둥 반열 올랐다

중앙일보 2017.10.25 01:49 종합 1면 지면보기
중국 당대회 폐막
시진핑

시진핑

‘시진핑(習近平·얼굴) 신시대 사상’이 중국 공산당 최고 규범인 당장(黨章)에 명기됐다. ‘시진핑’이란 이름 석 자와 ‘사상’이란 용어가 동시에 명기된 것은 시 국가주석의 위상과 권위가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반열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중국 공산당이 24일 이런 요지의 당장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폐막했다. 수정된 당장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의 행동지침으로 확립한다”고 명기했다. 행동지침이란 곧 당의 지도이념을 뜻한다. 여태까지의 당장에 열거된 지도이념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중요 사상, 과학적 발전관이었다.

시진핑 이름, 최고규범 당장에 명기
덩샤오핑은 생전 아닌 사후에 삽입
권력 강화, 주변국 압박 세질 수도
새 지도부 상무위원은 오늘 선출

 
우선 시진핑이란 이름이 명기됐다는 데서 그의 위상은 두 전임자인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를 뛰어넘었다. 장쩌민은 3개 대표론, 후진타오는 과학적 발전관을 각각 주창해 당장에 명기토록 했지만 정작 본인들의 이름은 당장에 써넣지 못했다. 당장 명기 시점도 의미심장하다. 덩샤오핑 이론이 당장에 삽입된 것은 1997년 덩이 숨진 뒤의 일이었다. 반면에 시 주석은 올해 64세의 현역으로 자신의 이름과 정치이념을 당장에 써넣는 데 성공했다.
 
공산당 내부에서는 ‘시기상조’란 반론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집권 6년째인 시 주석의 업적이 건국의 아버지 마오와 개혁·개방을 주도한 덩에게 필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이런 반론을 정치한 이론화 작업으로 돌파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산주의 이론체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모순을 새롭게 규정하고 그에 따라 목표와 실천 전략을 제시한 것이 시진핑 신시대 사상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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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개정으로 공인받은 시 주석의 위상은 필연적으로 권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국원과 상무위원 등 시진핑 2기 체제의 지도부는 25일 소집되는 중앙위원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선출된다. 시 주석 인맥이 정치국원의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엔 이견이 없다. 강력한 국내 리더십으로 무장한 시 주석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강성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진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도 보다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이날 폐막 연설에서 “공산당은 아편전쟁 이후 온갖 능욕을 당하던 옛 중국의 암담한 처지를 완전히 바꿨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시 주석으로의 권력 집중이 당초 예측에 못 미친 부분도 있다. 당 주석제 도입이나 집단지도체제 조항의 수정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정치분석가 장리판(章立凡)은 “당 주석제 부활은 집단지도체제를 약화시키고 사실상 1인 통치로 회귀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진핑 사상의 당장 명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벽이 높다”며 “세간에 거론되는 집권 연장 문제 등은 향후 5년간 시 주석의 정치적 카리스마가 얼마나 강력해지느냐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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