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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광역시·도 교사 임용 장벽 허물고 4년 예고제 도입하자

중앙일보 2017.10.25 01:00 종합 28면 지면보기
초등교사 임용 양극화 극복하려면 
리셋코리아 28면

리셋코리아 28면

이달 초 마감된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 원서 접수에서 전남·충남·충북·강원·경북 등 5개 지역은 겨우 미달을 면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까지 교육청에서 뽑으려는 교사보다 시험 응시자가 적어 3년 연속 미달 사태가 벌어졌던 곳이다. 광주·세종·대전·서울·경기 등 대도시나 수도권은 사정이 다르다. 전남은 경쟁률이 1.05대 1을 보였지만 광주는 8.6대 1로 17개 시·도 중 최고를 기록했다. 충북은 경쟁률이 1.09대 1에 그쳤지만, 인접 세종시는 3.4대 1나 됐다. 대구(2.58대 1), 부산(2.3대 1), 서울(2.78대 1)도 2대 1을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시·도 분리 선발로 교사 임용 양극화
전남·충남북 등 5곳 겨우 미달 면해
통합 선발·임용해 지역기피 없애야

주먹구구식 임용 방식 추방하려면
저출산·학생수 추계 촘촘이 하고
면허갱신·전문대학원제도 검토를

 
이런 임용시험 양극화 현상은 교사 지망생들이 농어촌 근무를 기피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광주교육대 박정은 총학생회장은 “지역 기피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도농 간 근무 환경 격차와 지역별 사회적 환경 차이 등 원인이 다양한데 교육대학생만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역 기피는 교사 지망생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현직 정규 교사들도 도서벽지 근무를 꺼린다. 그래서 도서벽지 학교는 교단에 막 선 신규 교사나 기간제 교사로 채워진다. 이들 중 일부는 대도시에서 새로 교사 임용시험을 치르고 합격하면 도시 학교로 빠져나간다. 지난해 전국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4854명 중 11.5%(556명)가 현직 교사였던 게 그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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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교사는 인기 직종이다. 수도권 고교생 중 성적 우수자가 전국 교대에 대거 진학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2~2016년 전국 10개 교육대학 중 서울교대·경인교대를 제외한 8곳의 합격자 중 수도권 출신이 27.9%나 됐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춘천교대·청주교대는 그 비율이 절반에 가까웠다. ‘대도시 혹은 수도권 고교생의 비수도권 교대 진학→교대 졸업 후 대도시 교사 임용시험 응시→도농 간 교사 임용 양극화→농어촌 지역 교사 구인난’의 악순환이 거듭되는 것이다. 경쟁률이 10대 1에 가까운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선 양극화가 더 심각하다. 이런 수급 미스매치는 도농 간 교육 격차의 원인이 된다.
 
대도시 선호 현실 인정하고 순환근무 도입을
 
중앙일보·JTBC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 교육분과 위원들은 ‘교사 임용 양극화’의 원인과 대책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위원들은 교사 지망생들의 ‘대도시 선호’를 자연스러운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도서벽지 근무 수당 인상 정도로는 임용 양극화를 해결할 수 없다. 교대생들을 설문 조사해 보면 3분의 1 정도는 수당을 아무리 올려 줘도 농어촌에선 근무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1986년까지는 가까운 시·도 간에는 교사 임용 장벽이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당시까지는 전남·광주, 경기·서울, 충남·대전, 경북·대구, 경남·부산·울산 등을 각각 단일 권역으로 묶어 교사를 뽑았다. 그러다 광역시가 분리되면서 각각 따로 교사를 뽑게 됐다. 위원들은 “인접 시·도는 통합해 뽑고 일정 기간 도(道) 지역 근무를 의무화하면 양극화를 줄일 수 있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주호 한국개발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일반 행정에서도 광역시와 도 간에 통합적으로 정책을 펼치는 추세다. 교육에서도 인접 시·도 간 벽을 낮추는 것은 일반 행정의 방향과 대치되지 않는다”고 공감했다.
 
임용예고 시점 3개월→4년 전환 필요
 
이런 대안은 교육 형평성에도 바람직하다. “교육 격차를 해소하려면 우수 교사가 취약계층 지역에 가서 혼연일체로 교육해야 한다”(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교사 배치는 ‘주소 근거리 배정’이 원칙인데, 학생보다는 교사 편의를 고려한 측면이 있다”(김이경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것이다. “교사 스스로도 자기 자녀의 중·고교 교육을 위해 대도시 거주를 희망하는데, 이때만큼은 대도시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해 주면 순환근무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위원들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빚어진 ‘임용 절벽’(예년에 비해 교사 임용 숫자가 갑자기 확 줄어든 현상)과 지역별 미달 사태 방지를 위해선 임용 예고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초등교사는 임용시험 3개월 전에 선발 규모를 최종 예고한다. 올해도 임용시험은 11월인데 8월에야 선발 규모가 확정됐다. 위원들은 교육당국이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 인구를 3년, 5년, 10년 단위로 추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자료를 토대로 학생 수와 필요 교원 수를 분석해 사전 예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고 시점으론 임용 규모에 맞게 교사 후보를 키울 수 있게끔 대학 교육과정(4년)과 일치하도록 ‘4년 예고제’가 적당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졌다.
 
현장 실습 ‘한 학기’로 늘려 전문성 강화를
 
교사 전문성 제고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 지망생들의 실습과 관련해 “초등은 10~14주, 중등은 4주에 그치는데 실습 시간을 한 학기 이상으로 대폭 늘리자”고 주문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수습교사제와 10년 주기 교사자격 갱신제 도입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임용시험에 한번 붙으면 정년 퇴직 때까지 자격이 인정되는 현행 제도를 손질해 교사 연수를 강화하고 소양을 재평가해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처럼 교육전문대학원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완 한국미래교육연구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열정만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다”며 “전문대학원을 도입해 교사 수준을 높이고 공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호 교수는 “교대부터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사범대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주석훈 서울 미림여고 교장은 “전공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는 융복합 시대”라며 “교대·사범대 졸업 여부와 관련 없이 교육에 대한 사명감을 가진 인재를 교직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이경 교수도 “노량진 학원에 다니면서 임용시험을 치르는 현행 선발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영유 논설위원, 성시윤 기자, 이진영 인턴기자 yangy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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