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정위, 외부인 출입·접촉 깐깐하게 관리한다

중앙일보 2017.10.25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3168번.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인 김앤장 소속 직원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9월 10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한 횟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공정위 출입기록 자료’에 따른 것이다. 대기업 중에선 삼성 직원이 618번으로 가장 많이 공정위를 찾았다. 박 의원은 “공정위 출신 관료들이 로펌과 대기업에 많이 재취업한 현실을 비춰봤을 때 잦은 방문으로 인한 유착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 기관 최초로 내년부터 시행
인적사항·업무내용 등록해야 허용

공정위가 외부 이해관계자와 공정위 직원과의 접촉을 엄격히 관리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외부인 출입·접촉 관리방안 및 윤리준칙’을 정부 기관 중 최초로 도입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연간 외형거래액 100억원 이상 법무법인과 합동법률사무소 28곳에 소속된 변호사와 회계사 중 공정위 사건 담당자는 공정위에 인적사항과 주요 업무 내용 등을 등록해야 공정위 직원을 만날 수 있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57개 대기업의 공정위 관련 대관업무 담당자도 등록 대상이다. 등록요건에 해당하는 법무법인 및 기업에 재취업해 공정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정위 퇴직자도 등록을 해야만 공정위 방문이 가능하다. ‘전관예우’ 논란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는 등록 대상을 약 400명으로 추산했다.
 
등록자는 ▶사건 처리 방향의 변경 청탁 ▶조사계획 사전 입수 시도 ▶약속된 직원 이외의 면담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어길시 1년간 공정위 직원과의 접촉이 금지된다.
 
공정위 직원은 등록자와 사무실에서 면담 시, 상세 내용을 5일 이내에 감사담당관실에 보고해야 한다.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 사무실 이외에서의 만남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부득이한 경우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 직무 관련성이 없으면 사무실 밖에서 접촉할 수 있지만, 역시 보고 대상이다.
 
하지만 이번 방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탁이 공정위 외부에서 은밀히 진행될 수 있는 데 이를 막는 방안은 없기 때문이다. 신영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필요시 보완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다만 규제가 강화되면 정상적인 만남까지 위축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