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년간 330억원 먹어치운 '하얀코끼리'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중앙일보 2017.10.23 11:40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중앙포토]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중앙포토]

 
1조5000억원이 투입된 인천 아시안게임 시설물들이 3년 동안 33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 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하얀 코끼리(白象)는 불교에서 모든 힘의 원천이자 덕을 상징하지만,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를 치른 뒤 쓸모없이 남은 ‘애물단지’로 취급받으며 관리비만 많이 들어가는 시설물을 지칭한다.

2014년 폐막 후 연간 110억원 꼴 적자 내
건설비 1조5000억원...수익률은 50%수준

김재원 의원 "경기장 '하얀코끼리' 방치 안돼"
유정복 시장 "수익률 점차 개선, 대안 강구 중"

 
지난 2014년 아시아인들의 스포츠 축제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신축된 16개 경기장 얘기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연간 110억원씩 운영 적자를 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재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이 인천시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의 사후 관리 문제점이 고스란이 드러나 있다.
 
23일 김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 16개 신설 경기장에 투입된 건설비는 국비 4671억원을 포함해 모두 1조5144억원이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뒤 운영적자 규모는 2015년부터 최근 3년간 334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45개국 선수단들이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45개국 선수단들이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기장별로는 열우물테니스·스쿼시 경기장 57억원, 문학박태환수영장 53억원, 인천아시아드주 경기장·연희크리켓경기장 51억원, 송림체육관 39억원, 계양체육관·아시아드양궁장 37억원, 강화고인돌체육관·아시아드BMX경기장 28억원 등의 순으로 적자 폭이 컸다.
 
지출대비 수익률도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6개 경기장 평균 지출 대비 수익률은 55.6%에 불과한 상태다. 이 중 8개 경기장은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8곳은 강화고인돌체육관·아시아드BMX경기장의 수익률은 11%에 불과했다. 또 옥련국제사격장 26.3%, 계양체육관·아시아드양궁장 37.3%, 열우물테니스장·스쿼시경기장 45.9%, 문학박태환수영장 47.6% 등이다.
 
시설물 유지·관리 비용으로 1000원 투입해 놓고, 영화관이나 대형마트, 편의점, 식당 등 임대 수입을 비롯한 수익이 500원도 안 되는 것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치러진 강화 고인돌체육관. [김준영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이 치러진 강화 고인돌체육관. [김준영 기자]

 
특히 16개 경기장 내 수익시설(식당·편의점 등 임대시설물) 264곳 중 60곳은 빈 채로 방치되고 있다. 임대사업도 77%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립 당시 사후활용방안을 포함해 공익성과 수익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경기장이 건립됐기 때문이라는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시가 2015년 경기장 사후 활용 추진을 위한 외부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하고 시민공청회를 거쳤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막대한 국민 혈세를 투입해 건설한 경기장들이 ‘하얀 코끼리’로 방치되면 안된다”며 “공공체육시설로서 과도한 사용료나 임대료를 높이는 방법이 아닌 공공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경기장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정복 인천시장은 “수익은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적자 등에 대한 대안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하나하나 마련해 나가고 있다”며 “해당 시설물은 시민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