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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제주 미세먼지 70%는 중국 등 해외 영향"

중앙일보 2017.10.18 12:03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남산타워와 강북지역의 아파트가 미세먼지와 짙은 안개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남산타워와 강북지역의 아파트가 미세먼지와 짙은 안개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등에서 장거리 이동을 통해 들어오는 미세먼지가 대전·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체 오염의 70%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지금까지는 국외(國外)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국내 오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상시 30~50% 수준이고, 겨울철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발생했을 경우에만 60~80%까지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과학원 '국내외 기여도' 보고서 입수
전국 6개 대기오염 집중측정소 분석 결과
대전 70.8%, 제주 68.7%, 백령도 62.3%
절반 이상이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된 것
"30~50%"라는 환경부 설명과는 큰 차이
"오염 줄이려면 한·중 협력 필요" 지적

 
하지만 연평균으로 따졌을 때도 국외 요인이 최고 70%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실효성을 둘러싸고 논란도 예상된다.
 
18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국립환경과학원의 '한반도 권역별 기류 유입 특성 및 오염물질 별 국내외 기여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부권 대기오염 집중측정소의 미세먼지 오염에서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2015년 평균 70.8%로 나타났다.
또 제주권은 68.7%, 백령도 62.3%, 수도권은 56.4%, 호남권은 43.9%, 영남권은 39.4% 순으로 나타나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오염원이 많은 수도권에서도 국외에서 들어온 오염물질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역별 미세먼지 오염의 국내 국외 기여도. 국내 기여도(청색)을 제외한 나머지가 국외 기여도를 나타나낸 것이다. 국외 기여도 중에서도 주황색은 겨울철 고농도 현상 때, 붉은색은 황사 때, 하늘색은 평상시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지역별 미세먼지 오염의 국내 국외 기여도. 국내 기여도(청색)을 제외한 나머지가 국외 기여도를 나타나낸 것이다. 국외 기여도 중에서도 주황색은 겨울철 고농도 현상 때, 붉은색은 황사 때, 하늘색은 평상시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 권역별 대기오염 특성 분석을 위해 백령도(백령면 연화리)와 수도권(서울 불광동), 중부권(대전시 문화동), 호남권(광주 오룡동), 영남권(울산 성안동), 제주도(제주 봉성리) 등에 대기오염 집중측정소를 설치, 오염물질 농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고 있는 전국의 대기오염집중측정소 현황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고 있는 전국의 대기오염집중측정소 현황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보고서에서 환경과학원은 2010년 이후(영남권은 2014년 이후) 2015년까지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오염도의 국내·국외 기여도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우선 기류의 궤적을 역추적해 기류가 어디서 유래됐는지를 파악, 기류의 유형별 빈도를 계산했다. 여기에 측정한 농도를 대입, 기류 유형별 오염농도를 산정했다.
 
보고서는 "(국내 오염원이 없는) 백령도와 제주도의 경우 초미세먼지 오염에서 장거리 이동의 기여도가 높다"며 "(오염 배출이 많은)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한반도 동쪽 내륙지역으로 갈수록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의 기여도는 감소하고 국내 기여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주도는 중국 등의 오염물질이 평상시 꾸준하게 들어오는 반면 백령도·수도권·중부권에서는 평상시보다 고농도 사례가 발생할 때 국외 오염물질이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 오염의 국외 기여도 (청색)는 내륙이나 동쪽으로 갈수록 낮아지고, 반대로 국내 기오여도는 증가한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미세먼지 오염의 국외 기여도 (청색)는 내륙이나 동쪽으로 갈수록 낮아지고, 반대로 국내 기오여도는 증가한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중부권의 경우 국외 기여도가 높게 산출된 것과 관련, 연구팀은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부권은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이동하는 기류 대부분이 한반도 내륙에서 상당 기간 체류하게 돼 국내의 다양한 배출원 영향을 포함하게 되고, 국내 기류와 국외 기류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백령도의 대기오염집중축정소. 강찬수 기자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백령도의 대기오염집중축정소. 강찬수 기자

"백령도는 베이징, 제주도는 상하이 영향"

지금까지 환경부에서는 국외 미세먼지가 국내 오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상시 30~50%,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는 60~80% 수준이라고 밝혀왔다.

또 지난해 5~6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포함한 미국 대기 전문가들까지 참여한 ‘한-미 협력 국내 대기 질 공동조사(KORUS-AQ)’ 결과에서 수도권 미세먼지(PM2.5) 오염은 국내 요인이 52%, 국외 요인이 48%(중국 요인은 34%)인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한-미 협력 대기 질 공동조사에 참여했던 미국 측 항공기 내부의 분석 장비 [사진 환경부]

한-미 협력 대기 질 공동조사에 참여했던 미국 측 항공기 내부의 분석 장비 [사진 환경부]

지난해 한미 공동 조사가 미세먼지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늦봄에 이뤄진 것을 고려한다면, 환경과학원이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한 수도권 오염의 국외 기여도가 과대평가된 것은 아닌 셈이다.

한국외대 환경학과 이강웅 교수는 "중국 상하이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나 베이징·톈진의 영향을 받는 백령도는 국외 기여도가 60~7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은 "백령도나 수도권 등에서는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오는 대기오염물질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질 낮은 석탄이나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는 북한과 가깝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초미세먼지 오염도 갈수록 증가 
보고서는 "6년 이상 장기간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살펴본 결과,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가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며 "백령도와 수도권에서는 초미세먼지가 높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인 먼지를, 초미세먼지는 지름 2.5㎛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특히 보고서는 2010~2015년 사이 백령도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매년 ㎥당 1.7㎍(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씩. 수도권은 1.4㎍씩, 호남권은 1.5㎍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세먼지(PM-10)과 초미세먼지(PM2.5)의 증가 추세. 백령도는 2010~2015년 사이 미세먼지는 매면 1㎍(마이크로그램)씩, 초미세먼지는 1.7㎍씩 증가하고 있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미세먼지(PM-10)과 초미세먼지(PM2.5)의 증가 추세. 백령도는 2010~2015년 사이 미세먼지는 매면 1㎍(마이크로그램)씩, 초미세먼지는 1.7㎍씩 증가하고 있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백령도의 경우 초미세먼지 연평균치가 2010년 18㎍/㎥이었으나, 오염이 가장 심했던 지난 2014년에는 28㎍/㎥으로 늘어났다.
서울 불광동의 경우도 2010년 27㎍/㎥에서 지난 2014년에는 37㎍/㎥로 늘어났다.
이는 국내 초미세먼지 연평균 환경 기준인 25㎍/㎥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세계보건기(WHO)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권고기준인 10㎍/㎥, 미국·일본의 연간 환경기준 15㎍/㎥을 훌쩍 넘긴 것이다.
 
정부는 2016년 26㎍/㎥인 서울의 초미세먼지를 2022년 18㎍/㎥으로 낮추겠다는 내용의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지난달 26일 발표한 바 있다.

정부 대책에도 제시됐지만 국외 기여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된 만큼 미세먼지의 실질적인 저감을 위해서는 한-중 협력이 지금보다 더 강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절반 이상이 중국 등에서 유입된 것이라면 국내 오염만 줄인다고 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강웅 교수는 "수도권의 경우 국내 오염을 줄이려는 노력이 시급한 게 사실"이라며 "수도권 등에서 진행되는 감축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중국 등에 대해서도 오염을 줄이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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