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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쓴 'Dotard 피켓' 들고, 미 해군 창설 기념식 덮친 반미단체

중앙일보 2017.10.17 22:36
미국 해군 창설 242주년(10월13일)을 기념해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주한 미 해군사령부 주최 파티를 열자 국내 반미단체가 현장에 몰려가 반대 시위를 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날 시위 하루 전날에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조성된 한반도 전쟁 위기 논란 상황에 대비해 미군의 전략 자산인 핵잠수함 ‘미시건함’이 부산 남구 백운포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13일)한 상태였다. 
17일 부산해운대경찰서 관계자와 부산 지역 인사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대리, 빈센트 브룩스 주한 미군 사령관을 비롯해 미 해군사령부 소속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파티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서병수 부산시장, 정진섭 해군 작전사령관이 참석했고 부산지역 주요 기관장 등 250여명이 초대됐다.

지난 13일 부산 백운포에 핵잠수함 '미시건호' 입항한 가운데
미해군 창설 242주년 축하 파티장 호텔 앞에 반미단체 몰려가
"미치광이 트럼프의 졸개들아 전쟁을 벌여놓고 너희는 술판 벌이냐"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서병수 부산시장 등도 참석
해운대 경찰서 관계자 "미군들 파티장 입장 때 몸싸움, 진땀 뺐다 "
우리 군은 "반미 시위 있었지만 큰 피해 없었다" 애써 축소해석

 이날 반미단체 소속 회원 70여명이 거세게 항의 집회를 하는 바람에 행사장 주변이 일시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반대단체 소속 회원들은 “미치광이 트럼프의 졸개들아 남의 땅에서 전쟁을 벌여놓고 너희는 술판을 벌이느냐. Yankee! GO HOME”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 연합사 사령관(오른쪽) [중앙포토]

빈센트 브룩스 한미 연합사 사령관(오른쪽) [중앙포토]

 특히 이들이 들고 있던 플래카드에는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썼던 ‘DOTARD’라는 영어 단어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단어는 ‘노망난 늙은이’라는 뜻이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국무위원장 자격으로 직접 발표한 본인 명의의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판하며 한국어로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썼고 별도 영어 성명에서 ‘dotard’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완전 파괴’를 언급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마크 내퍼 미국대사 대리. [중앙포토]

마크 내퍼 미국대사 대리. [중앙포토]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2일 민중연대에서 집회 신고를 냈고, 주한 미 해군 창설 기념 파티가 열리는 지난 14일 부산 그랜드호텔 앞에서 오후 4시부터 집회를 열었다”며 “이날 오후 6시부터 주한 미 해군 관계자들이 파티장으로 들어가려 할 때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현장에 나와 있던 부산 해운대 경찰은 미군을 행사장으로 입장하기 위한 통로 확보를 위해 진땀을 빼기도 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중앙포토]

서병수 부산시장.[중앙포토]

 반면 우리 군 관계자는 “당일 해군 창설 기념파티가 있었다"고 확인하면서도 "일부 시위가 있었는데 크게 피해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전했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부산에서 주한 미 해군 창설 기념파티가 열린 것은 올해로 3번째인데 민중연대에서 집회신고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난 13일 부산 백운포 기지에 미국의 핵잠수함이 배치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민중연대 회원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벌이겠다며 부산 앞바다에 지난 13일 핵잠수함을 끌어들여 놓고 자기들은 파티를 한다는데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며 당일 오후 8시까지 규탄집회를 이어갔다. 회원들은 "한반도에 전쟁 분위기가 조성되면 안 되며, 평화적으로 북미 관계가 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섭 해군작전사령관(오른쪽). 왼쪽은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

정진섭 해군작전사령관(오른쪽). 왼쪽은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

 집회에 참석했다는 대학생 K씨(23)는 “이들(미군)의 뻔뻔스런 얼굴을 직접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고 말했다.

  앞서 부산민중연대ㆍ민주노총 부산본부 등 부산지역의 23개 단체는 지난 13일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대한민국의 주권과 생존권을 무시하고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미국의 핵잠수함의 부산 입항 또한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 도발로 조성된 한반도 전쟁 우려 상황에서 주한 미군 창설 파티를 문제삼아 반미 단체가 과격 시위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주한 미해군사령부는 지난해 2월 서울 용산에서 부산으로 사령부를 이전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이철재·유지혜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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