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세회피 부패사건' 보도 기자, 차량 폭발 사고로 사망

중앙일보 2017.10.17 20:53
[사진 더 가디언]

[사진 더 가디언]

 
유럽인들의 휴식처, 아름다운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에서 탐사 보도 기자가 의문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16일(현지 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다프네 카루아나 갈라치아(Daphne Caruana Galizia, 53) 기자가 이날 자신의 집 근처에서 차량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갈라치아의 자동차는 출발 직후 폭발했다. 현지 경찰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갈라치아는 몰타의 게임 산업과 마피아의 관계를 파헤치고 세계 부호들과 권력자들의 조세회피 증거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공개, 몰타 정치인들의 비리를 집중 보도했다. 특히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의 비리를 지목, 총리의 부인이 파나마에 회사를 설립하는 등 자산을 은닉했다고 보도했다.  
 
그녀가 운영하는 블로거는 몰타의 다른 언론사들을 합친 것보다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할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갈라치아는 죽음을 맞기 불과 30분 전에도 이 블로그(러닝 코멘터리·Running Commentary)에 무스카트 총리의 수석 보좌관 키스 셈브리가 파나마에 조세 회피 목적의 회사를 설립했음에도 법정에서 자신이 부패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을 비판했다.
 
[사진 더 가디언]

[사진 더 가디언]

갈라치아가 2주 전 신변 위협을 경찰에 호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고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가 짙어지고 있다.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했던 그녀의 죽음 앞에 몰타 국민 수천 명은 밤새 추모의 촛불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갈라치아의 비판 대상이었던 무스카트 총리는 그녀의 죽음에 대해 "용납될 수 없는 사건"이라며 "범인이 법정에서 심판을 받을 때까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사건 배후를 의심하는 소문은 비약이라고 강조하며 성역없는 수사를 강조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