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더,오래] 박동훈의 노인과 바다(7) 바다 속 금강산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2017.10.17 04:00
바닷속에서도 금강산을 볼 수 있다. 강원 고성군 금강산 포인트. [사진 박동훈]

바닷속에서도 금강산을 볼 수 있다. 강원 고성군 금강산 포인트. [사진 박동훈]

 
일만이천 봉우리가 어우러진 금강산. 금강산은 아름다운 산의 대명사다. 이름도 아름다워 금강이라 했고, 좋은 경치가 아무리 좋아도 밥부터 먹으라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태백산맥에 속한 산으로 해발고도 1638m. 이름 ‘금강’은 불교에서 유래했다. 불교에서 금강은 불퇴전(不退轉), 물러나지 않는 진리를 향한 굳은 마음을 뜻한다고 한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교암리 앞 바다
협곡과 암반들 사이로 산호 군락이뤄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둘러싸인 금강산. 이런 금강산의 신비로운 자태가 산맥에만 있는 건 아니다. 바닷속에서도 금강산을 볼 수 있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교암리 바닷속, 포인트 이름이 '금강산'(베짱이 리조트)이다. 포인트는 스킨스쿠버를 할 지점을 의미한다. 포인트 중엔 특정 리조트가 관리하고 지점을 알려주지 않는 것도 있고, 여러 리조트가 공유하는 것도 있다. 다이버나 리조트가 다이빙하기에 좋다거나 적절하다 싶은 위치를 잡아 이름을 지어준다.
 
 
눈이 시릴 정도의 붉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적산호 군락은 다이버를 매료시킨다. [사진 박동훈]

눈이 시릴 정도의 붉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적산호 군락은 다이버를 매료시킨다. [사진 박동훈]

 
금강산 포인트에는 장엄한 바위가 기둥을 이루며 어우러져 있다. 곳곳에 깊은 협곡과 크고 작은 암반들로 구성돼있다. 암반에는 각종 산호와 말미잘, 멍게 등이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며 군락을 이룬다.
 
빨갛다 못해 눈이 시릴 정도의 붉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적산호 군락은 다이버를 매료시키기 충분하다. 열기처럼 느껴지는 붉은 산호 사이로 볼락이 무리를 지어 다닌다. 이런 장관은 초현실주의 작품을 보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강원 고성군 금강산의 매력을 아는 다이버라면 두세번 찾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사진 박동훈]

강원 고성군 금강산의 매력을 아는 다이버라면 두세번 찾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사진 박동훈]

 
수심은 28m에서 45m까지 다양하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28m, 바닥이 45m란 의미다. 산은 오를수록 어렵지만, 바다는 내려갈수록 어렵다. 이런 수심은 스포츠 다이버들이 방문하기에는 약간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수심이라도 금강산의 매력을 아는 다이버라면 두 번, 세 번 찾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고성 동네에선 이 포인트를 '낙산대기'라고 부른다. ('내기'나 '대기'는 지역 방언으로 바위를 일컬는 말이다.)
 
포인트에는 다이버를 위한 하강라인이 설치돼 있다. 하강라인은 수중에 있는 목표 지점에 밧줄을 묶고 수면 위에 부표를 띄운 선을 말한다. 수면에선 정확한 포인트의 위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하강라인을 잡고 입수하면 수월하게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강원 고성군 금강산 포인트. [사진 박동훈]

강원 고성군 금강산 포인트. [사진 박동훈]

 
출수를 할 때도 하강라인을 타고 올라오면 수면에 있는 보트에 정확히 도착하는 장점이 있다. 물론 하강라인이 없는 포인트도 있고, 일부 어선이 지나가다 부표를 잘라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다이버를 안내하는 선장은 통상 GPS 신호를 활용해 정확한 포인트를 찾는다.
 
금강산 포인트 하강라인을 따라 입수한다. 깊은 수심을 따라 내려가면 점차 어두워지고 수온은 내려간다. 어두운 방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천천히 기다려 눈이 어둠에 적응하게 놔둔다. 그러면 방안이 환해지듯 금강산 포인트가 서서히 열리며 웅장하게 펼쳐진 금강산을 만나게 된다.
 
금강산이 철에 따라 옷을 갈아입듯 교암리 바닷속 금강산 포인트도 철에 따라 아름다움을 달리한다. 수온이 차가워지는 계절이면 말미잘 군락이 만개하고, 수온이 좀 올라가는 계절이 돌아오면 열기나 볼락떼의 군무를 구경할 수 있다.
 
 
수온이 좀 올라가는 계절이 돌아오면 열기나 볼락떼의 군무를 구경할 수 있다. [사진 박동훈]

수온이 좀 올라가는 계절이 돌아오면 열기나 볼락떼의 군무를 구경할 수 있다. [사진 박동훈]

 
금강산 포인트는 다이버 사이에선 유명하다. 관리가 철저하게 된 덕에 유영생물인 쥐노래미나 우럭 등이 다이버를 보고도 놀라 피하지 않을 정도다. 이들 물고기는 수중사진을 하는 다이버에게는 좋은 피사체가 되어준다.
 
서울 양양간 고속도로가 개통된 덕에 서울에서 교암리 해변까지 접근도 쉬워졌다. 서울에서 대략 한시간 반이면 포인트로 데려다 줄 수 있는 '베짱이 리조트'에 도착할 수 있다. 당일치기로 다이빙을 다니는 다이버에겐 희소식이다. 
 
아침 일찍 장비를 꾸려 금강산 포인트에서 즐거운 다이빙을 하고 맛있는 물회 한그릇을 점심으로 먹고 출발해도 해가 떠 있을 때 서울에 도착할 수 있다. 부담 없이 금강산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다.
 

박동훈 스킨스쿠버강사·산업잠수사 http://band.us/@bestscuba
 
  
 

[제작 현예슬]

 
 
관련기사
 
공유하기
박동훈 박동훈 스쿠버강사. 직업 잠수사 필진

[박동훈의 노인과 바다] 전직 디자이너. 바다가 좋아 산업잠수사와 스킨스쿠버 강사로 활동 중. 나이가 들어 바다 속으로 다이빙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건 변명이다. 스킨스쿠버는 70대든, 80대든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론 숨을 쉴 수 있는 한 가능하다. 또 수중사진은 스쿠버의 묘미를 한껏 더해준다. 스쿠버의 시작에서 수중사진 촬영까지, 그 길을 일러준다.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