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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축구 … FIFA 세계 랭킹 중국에도 밀렸다

중앙일보 2017.10.17 01:58 종합 2면 지면보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17년 10월 16일은 이제 한국 축구 ‘치욕의 날’이다.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사상 처음 중국에 추월당했다. 단순한 위상 추락을 넘어, 한국 축구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 62위, 중국 57위 … 사상 첫 역전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최하위권
‘죽음의 조’에 속할 가능성 커져

 
 국제축구연맹이 16일 발표한 10월 FIFA랭킹. 62위 한국은 57위 중국보다 5계단 아래다. [FIFA 홈페이지]

국제축구연맹이 16일 발표한 10월 FIFA랭킹. 62위 한국은 57위 중국보다 5계단 아래다. [FIFA 홈페이지]

 
16일 발표된 10월 FIFA 랭킹에서 한국은 62위다. 지난달(51위)보다 11계단 떨어졌다. 중국(57위)보다 아래다. 중국은 지난달 62위에서 5계단 올라섰다. 중국에 역전당한 건 FIFA 랭킹이 처음 생긴 1993년 8월 이후 처음이다.
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 대 러시아의 경기. 후반 볼 경합중 수비수 김주영의 몸에 맞는 자책골로 두번째 골을 허용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 대 러시아의 경기. 후반 볼 경합중 수비수 김주영의 몸에 맞는 자책골로 두번째 골을 허용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한국의 10월 랭킹포인트는 588점으로, 9월(659점)보다 71점 줄었다. 최근의 참패가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 지난 8일 러시아에 2-4, 11일 모로코에 1-3으로 각각 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엔 이란(34위), 호주(43위), 일본(44위), 중국(57위)에 이어 다섯째다. 올해 한국은 8번의 A매치에서 한 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지난 3월 28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시리아에 1-0으로 이긴 게 유일한 승리다. 나머지 7경기는 3무4패다. 중국(0-1 패)에도, 카타르(2-3 패)에도 졌다.
 
역대 통산 전적에서 한국은 중국에 18승12무2패로 우위다. 하지만 최근 대결인 최종예선에선 한국이 0-1로 졌다. 한국이 추락하는 사이, 중국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은 지난 3월23일 중국 창사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에서 중국에 0-1로 패했다. 중국은 공한증을 깨뜨린 반면 한국은 창사에서 참사를 당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지난 3월23일 중국 창사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에서 중국에 0-1로 패했다. 중국은 공한증을 깨뜨린 반면 한국은 창사에서 참사를 당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중국은 비록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해 치른 8번의 A매치에서 4승2무2패를 기록했다. 특히 자신보다 상위 랭커인 한국(1-0 승)과 우즈베키스탄(1-0 승)도 꺾었다. 중국은 이달에만 랭킹포인트 62점을 추가해, 71점을 잃은 한국을 넘어섰다.
 
FIFA 랭킹은 매달 발표된다. 전 세계 211개 FIFA 가맹국이 대상이며, 승무패뿐만 아니라 경기(대회)의 중요도나 상대팀 수준, 대륙별 수준에 따라 가중치가 다르다. 같은 1승이라도 중요한 대회에서 어려운 상대에게 거두면 큰 점수를 받는다. 최근 4년간 A매치 결과를 반영하며 최근 경기일수록 배점이 크다.
10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신태용 감독이 생각에 잠겨있다. [빌/비엔=연합뉴스]

10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신태용 감독이 생각에 잠겨있다. [빌/비엔=연합뉴스]

 
FIFA 랭킹 추락은 한국 축구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오는 12월 1일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추첨은 이번달 랭킹을 기준으로 시드를 배정한다. 32개 본선 참가국을 랭킹에 따라 1~4번 포트에 8팀씩 배분한 뒤 각 포트에서 한 팀씩 뽑는다. 한국은 최하위 8개국이 속할 4번 포트가 확정돼 상위 랭커들과 같은 조에 속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평가전 상대를 찾는 과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개막을 8개월 앞두고 FIFA 랭킹 60위대 한국과 평가전을 하려는 ‘괜찮은’ 상대는 찾기 쉽지 않다. 게다가 A매치는 TV 중계권과 광고, 입장권 판매 등 대한축구협회의 수입으로 직결된다. 축구협회의 수입 감소도 불가피하다.
 
10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파울을 당한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넘어져있다. [빌/비엔=연합뉴스]

10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파울을 당한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넘어져있다. [빌/비엔=연합뉴스]

 
FIFA 랭킹 하락은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도 걸림돌이 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50위권 밖 국가 선수는 거의 받지 않는다. 취업비자 신청일 기준으로 최근 2년간 FIFA 랭킹 1~10위 국가 출신은 A매치의 30%만 출전해도 기준을 충족하지만, 31~50위 국가 출신은 75% 이상 출전해야 한다. 한국처럼 50위 바깥의 팀은 더욱 까다로운 이적료 기준까지 적용한다.
 
김호(73) 전 대표팀 감독은 “이웃 나라 일본이 2050년까지 월드컵 우승이 가능한 전력을 갖춘다는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노력하는 동안 우리는 수수방관했다”며 “한국 축구는 협회와 선수·지도자·팬·언론이 힘을 합쳐 새판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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