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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자체 개발 로봇 첫 공개 … 포털 울타리 넘기 시동

중앙일보 2017.10.17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서점 손님들은 꺼내본 책을 로봇에게 반납한다. 로봇은 책의 무게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자동으로 직원에게 책을 갖다 준다. 직원은 로봇 카트에 책을 싣고 정리 작업을 하는데, 이 카트는 직원의 손 힘을 파악해 스스로 방향과 구동을 제어한다.”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17’
자율주행차 기술 적용한 ‘어라운드’
실제 서점에서 인간 도와 책 정리

로봇 팔 ‘앰비덱스’는 빨래·요리 등
가정서 활용되는 용도로 개발 진행
사업화 계획 미정 … 상용화 미지수

지난달 24일 문 연 부산 망미동에 위치한 예스24 중고 서점에는 네이버가 개발한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어라운드’와 로봇 카트 ‘에어카트’가 돌아다니고 있다.
 
두 로봇은 서점 직원의 역할도 일부 대체하고 있다. 네이버는 세 달간 시범 운영하고 단점을 보완한 뒤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UIUC 점핑로봇 - 네이버가 미국 UIUC(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와 공동 개발한 로봇으로 높이 뛰기, 멀리 뛰기가 가능하다. [사진 네이버]

UIUC 점핑로봇 - 네이버가 미국 UIUC(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와 공동 개발한 로봇으로 높이 뛰기, 멀리 뛰기가 가능하다. [사진 네이버]

로봇·인공지능(AI)·자율주행 기술 등에 관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는 네이버가 16일 로봇 9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17’에서 로봇을 소개하며 “인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생활 속에 자리 잡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데뷰’ 콘퍼런스는 최신 정보기술(IT) 동향과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네이버가 2008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열고 있는 행사다. 네이버는 지난해에도 이 자리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실내 지도를 스스로 제작하는 로봇 ‘M1’을 공개한 바 있다.
 
에어카트 - 전동 카트가 운전자의 조작 의도와 환경을 파악하기 때문에 힘이 부족한 사람도 오르막·내리막길에서 쉽게 쓸 수 있다. [사진 네이버]

에어카트 - 전동 카트가 운전자의 조작 의도와 환경을 파악하기 때문에 힘이 부족한 사람도 오르막·내리막길에서 쉽게 쓸 수 있다. [사진 네이버]

이미 시범 운영 중인 ‘어라운드’는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로봇에 적용해 정확도 높은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전동 카트인 ‘에어카트’도 근력 증강 로봇 기술을 활용해서 사람이 굳이 큰 힘을 쓰지 않더라도 오르막길, 내리막길에서도 쉽게 알아서 멈추는 등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터스크봇 - 네이버랩스 인턴들이 개발한 로봇으로 계단을 재빠르게 올라간다. 최정상급 로봇학회지인 IROS에 관련 논문이 등재됐다. [사진 네이버]

터스크봇 - 네이버랩스 인턴들이 개발한 로봇으로 계단을 재빠르게 올라간다. 최정상급 로봇학회지인 IROS에 관련 논문이 등재됐다. [사진 네이버]

참가자들의 가장 큰 호응을 받은 로봇 팔 ‘앰비덱스’는 네이버가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과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됐다. 앰비덱스는 ▶사람의 팔보다도 가볍고 ▶사람과 접촉에도 안전하며 ▶정밀하고도 반복적인 작업에 적합하게 제작됐다. 무거운 엔진은 어깨와 몸체 부분에 배치하되 사람의 관절과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어라운드 -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으로 지도 생성, 위치 파악, 장애물 회피 등 다양한 일을 한다. 부산의 예스24 서점에서 시범 운영중이다. [사진 네이버]

어라운드 -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으로 지도 생성, 위치 파악, 장애물 회피 등 다양한 일을 한다. 부산의 예스24 서점에서 시범 운영중이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의 로봇 연구를 이끌고 있는 석상옥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리더는 “로봇팔은 로보틱스 연구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며 “스스로 이동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일하는 로봇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 리더는 2015년 네이버에 합류하기 전 미국 MIT에서 지렁이 모양의 소프트 로봇 ‘메시웜’과, 달리는 로봇 ‘치타 로봇’ 등을 개발한 바 있다. 그는 “앰비덱스는 앞으로 요리·청소·빨래·서빙 등 생활 현장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털로 시작한 네이버가 왜 로봇까지 개발할까. 석 리더는 “이동성이 뛰어난 로봇을 활용해 공간과 공간을 잇고 결국 모든 생활 환경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한 구역에서 홀로 일하고 작동하는 로봇이 아닌, 사람과 함께 일하는 ‘코(co·‘공동’이라는 뜻)로봇’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에 앞으로 주어진 과제는 로봇이 실제 시장에서 언제 출시되고 얼마만큼 활용될 수 있는지 여부다.
 
현재 송창현 대표와 석상옥 리더를 비롯해 네이버랩스 내부에는 로봇 연구 조직이 활발히 돌아가고 있지만(네이버는 조직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사업화와 관련한 부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 리더는 이날 “인텔·샤오미 등도 활용하는 부품을 사용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만들었다”며 상용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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