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 대통령 “과로 당연시 더 이상 안 돼…근로기준법 개정 안 하면 행정해석 바로잡겠다”

중앙일보 2017.10.16 20:27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가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18대 국회부터 충분한 논의를 거친 만큼 반드시 통과가 되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장 노동시간 속에서 집배원 과로사와 자살, 화물자동차 및 고속버스의 대형 교통사고 등 과로 사회가 빚어낸 참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핵심은 1주일 동안의 최장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이다. 
 

하지만 경영계는 “노동시간을 단축할 경우 기업의 추가비용이 12조원 3000억원(한국경제연구원 추산)에 달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52시간’ 자체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기업규모에 따른 법 적용 유예기간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고용률이 70%를 넘는 국가 중에 연간 노동시간이 1800 시간을 넘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연간 노동시간이 300 시간이나 더 많은 실정”이라며 “노동시간의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없이는 고용률과 국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를 포함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 있는 결단과 실천을 해야 할 때”라며 “(개정안이) 만약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 행정 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회가 조속히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최장 근로시간 52시간이 되도록 고용노동부의 행정 해석을 바꿔서라도 주당 52시간 노동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미국 내 대표적 인사인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를 청와대에서 면담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1차 북핵 위기 때 미국의 수석대표로 참여해 ‘북한이 핵 활동을 전면 동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시설 사찰을 허용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 1000MWe급 경수형원자로(경수로) 2기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1시간 동안의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지나친 한반도 대치 상태는 바람직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과의 대화 시작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미국과 북한이 이달 중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접촉할 경우 갈루치 전 특사가 대표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그런 갈루치 전 특사를 만난 건 남북한 접촉 가능성을 대비하려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