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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센트급 북한 승용차 휘파람 얼마?…자동차 등록대수로 본 남북간 경제력 차이

중앙일보 2017.10.16 16:06
 ‘휘파람’, ‘뻐꾸기’, ‘삼천리’, ‘준마’의 공통점은?  
정답은 “북한이 만든 자동차 이름”이다. 북한도 자동차를 생산한다. 오히려 1958년 승리-58이라는 트럭을 생산해 시작은 한국보다 빨랐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에 자리한 것과 달리 북한은 2002년에 가서야 승용차를 만들었다. 그것도 재미교포와 합작해 설립한 평화자동차가 외국에서 모든 부품을 들여다 조립 생산하는 정도다. 현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생산량은 하루 3~4대 수준이다. 그래서 북한의 전체 자동차 숫자가 한국 차량 증가분의 9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영회사 평화자동차, 2002년 첫 승용차 휘파람 생산
연간 1200대 조립 생산 수준, 승용차 이어 SUV, 승합차도
지난 5년간 6000대 생산, 그러나 신규 대수는 1만6000대로 여전히 중국 수입 활발
한국은 증간한 차량만 255만대로 북한 전체 차량의 9배 넘어

평양에 설치된 북한 자동차 광고판. 사진속 모델은 북한의 첫 승용차인 '휘파람' 초기모델 [중앙포토]

평양에 설치된 북한 자동차 광고판. 사진속 모델은 북한의 첫 승용차인 '휘파람' 초기모델 [중앙포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통일부가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북한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6만 2000여 대에서 2015년 27만 8400여대로 증가했다. 4년만에 1만 6400여대가 늘어난 규모다. 평화자동차는 휘파람(현대자동차 엑센트 크기)을 1만 3000~1만5000달러에 판매했지만 거의 모든 부품을 이탈리아에서 수입하다보니 수익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2000년대 중반부터는 피아트 대신 중국의 진베이(金杯) 자동차로 모델을 변경하고, 역시 중국 자동차회사의 스포츠유틸리티(SUV, 북한은 ‘반짐승합차’라 부름)와 승합차를 들여다 뻐꾸기, 삼천리라는 이름으로 조립해 판매했다. 또 한국 쌍용자동차의 체어맨 부품을 들여다 준마라는 이름을 붙여 고급 승용차로 생산했다. 그러나 4만 달러가 넘는 '고가'(高價)의 준마는 거의 팔리지 않아 생산을 중단했다.    
북한 평화자동차가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다 조립해 판매하는 소형승용차 휘파람 [중앙포토]

북한 평화자동차가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다 조립해 판매하는 소형승용차 휘파람 [중앙포토]

 
북한 평화자동차가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다 조립생산한 스포츠유틸리티 뻐꾸기 [중앙포토]

북한 평화자동차가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다 조립생산한 스포츠유틸리티 뻐꾸기 [중앙포토]

같은 기간 한국의 자동차 보유량은 1843만 7400여대(2011년)에서 2098만9900여대로 늘었다. 2011년을 기준으로 4년동안 한국에선 255만 2500여대의 차량이 늘어났으니 한국의 차량 증가수가 북한의 전체 차량 숫자(27만 8400여대)의 9. 18배에 이른 셈이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에도 재일교포나 자영업을 통해 자산을 형성한 ‘돈주’들이 암암리에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북한 주민들의 소득 수준(공식환율 기준 월평균 30달러 안팎)을 고려하면 자가용을 보유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증가한 차량 대부분이 관용차라는 얘기다.
 평화자동차는 한국 쌍용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체어맨의 부품을 들여다 '준마'라는 이름으로 조립생산해 판매했다. 그러나 4만달러가 넘어 북한내 판매는 거의 없어 생산을 중단했다. 평양 보통강호텔앞에 평양 번호판을 단 '준마' [중앙포토]

평화자동차는 한국 쌍용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체어맨의 부품을 들여다 '준마'라는 이름으로 조립생산해 판매했다. 그러나 4만달러가 넘어 북한내 판매는 거의 없어 생산을 중단했다. 평양 보통강호텔앞에 평양 번호판을 단 '준마' [중앙포토]

 
평화자동차의 연간 생산 능력은 1500~1800여 대로, 2012년 합영을 중단하고 북한이 단독으로 공장을 경영하면서 1200여대 수준으로 생산 능력이 떨어졌다고 한다. 4년간 최대로 생산해 봐야 5000대 가량인 셈이다. 반면 등록 숫자는 이보다 1만 여대가 많은 1만 6500여대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내 생산량보다 많은 숫자를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단둥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는 “대북제재로 인해 정상적인 대북 자동차 수출이 어렵지만 여전히 밀수를 통한 자동차 유입이 많다”며 “북한으로 자동차 판매를 전담하는 회사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사업가는 “1990년대까지 북한의 자동차는 벤츠 일색이었다”며 “최근에는 독일의 폴크스바겐을 비롯해 미국 제너럴 모터스 차량이 많은데 이는 모두 중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것들”이라고도 했다.   
 2010년대 초반까지 북중 국경도시인 중국 단둥에는 중국에서 생산한 폴크스바겐 차량을 북한에 전담 수출하는 업체들이 즐비했다. 대북 제재로 인해 공식 업체들은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암암리에 밀거래는 여전하다는 관측이다. [중앙포토]

2010년대 초반까지 북중 국경도시인 중국 단둥에는 중국에서 생산한 폴크스바겐 차량을 북한에 전담 수출하는 업체들이 즐비했다. 대북 제재로 인해 공식 업체들은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암암리에 밀거래는 여전하다는 관측이다. [중앙포토]

 
또 남북의 핸드폰 가입자 수도 남북간의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핸드폰 가입자 수는 2011년 100만명에서 2015년 360만 6000대로 늘었다. 최근에는 4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통일부는 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집트 오라스콤 그룹의 투자로 핸드폰 서비스를 시작한 북한은 소니나 삼성전자 2G폰을 수입해 사용하다 최근 ‘5월 11일 공장’에서 스마트폰(제품명 ‘아리랑’)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수만 달러에 달하는 승용차를 구입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장마당 등에서 거래를 하며 개인적으로 챙긴 수익으로 1000달러 안팎의 핸드폰을 살수 있는 구매력은 생긴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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