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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내 스타일대로 다시 태어난 인형 친구 만나볼래

중앙일보 2017.10.16 15:39
어유진(왼쪽에서 두 번째) 베이비돌 리페인팅 아티스트가 박준혁·이지원·박민혁(왼쪽부터) 소중 학생기자에게 인형 리페인팅 방법을 알려줬다.

어유진(왼쪽에서 두 번째) 베이비돌 리페인팅 아티스트가 박준혁·이지원·박민혁(왼쪽부터) 소중 학생기자에게 인형 리페인팅 방법을 알려줬다.

공장에서 찍어낸 같은 얼굴의 인형들. 사람들은 저마다 모두 다르게 생겼는데 사람을 닮은 인형은 모두 같은 모습들이죠. 그런데 최근 인형의 얼굴을 개성 있게 바꾸는 '인형 리페인팅'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원래의 인형 얼굴을 지우고 그 위에 나만의 취향에 맞는 얼굴을 그려 넣는 거죠. 인형 리페인팅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한 어유진 작가를 소중 학생기자들이 만났습니다. 인형 리페인팅의 세계를 같이 한 번 엿볼까요. 
 
어유진 작가의 베이비돌 리페인팅 아트 작품들.

어유진 작가의 베이비돌 리페인팅 아트 작품들.

-인형 리페인팅은 무엇이고, 왜 하는 건가요.
-“상품으로 판매된 인형의 얼굴을 지우고 미술도구를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색상과 스타일로 표현하는 걸 인형 리페인팅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인형 동호인들의 문화로 시작되었어요. 미국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뒤 일본과 한국으로 전해졌다고 해요. 구체관절인형, 육일돌, 사필돌, 베이비돌 등 다양한 종류의 인형 동호인들이 있습니다. 공장에서 생산된 똑같은 얼굴이 아닌, 자신의 취향을 담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한 인형을 만드는 재미에 리페인팅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죠. 키덜트(Kid+Adult,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 문화가 확산하면서 어린이뿐 아니라 대학생, 회사원 등 10대에서 50대까지 두루 즐기는 취미가 됐답니다.” 
 
-특히 베이비돌 리페인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베이비돌은 백설공주, 라푼젤, 신데렐라, 메리다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을 모델로 한 인형이에요. 다른 인형들보다 얼굴이 크고 귀여운 몸매를 가지고 있어요. 얼굴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뭔가를 그려 넣고 풍부한 표현을 나타낼 수 있어서 좋아하게 됐어요. 인형의 얼굴을 지우면 마치 3D 캔버스와도 같아요. 같은 몰드의 인형이라도 다양한 색과 감성의 눈동자·입·눈썹을 표현하면 각각 다른 얼굴이 되죠. 완성한 후에 뿌듯한 보람도 느낄 수 있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만화 캐릭터 그리기를 좋아했고 대학에서 전공도 패션디자인을 하고 있는데, 도화지에 그리던 것을 입체감 있게 그리게 된 거죠.” 
 
어유진 작가의 베이비돌 리페인팅 작품.

어유진 작가의 베이비돌 리페인팅 작품.

-초보자가 따라할 수 있는 리페인팅 팁을 알려주세요.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리페인팅하는 법 동영상이 많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아요. 처음에는 인형에 바로 작업하기보다 종이에 원을 그려서 홍채 그리는 연습을 충분히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라데이션(음영) 표현이 특히 중요해요. 인형의 표정이나 색감을 나타낼 때 저는 핀터레스트라는 사이트에서 여러 이미지를 구경하면서 영감을 얻는답니다. 섬세한 작업이어서 하나의 인형을 완성하려면 긴 시간이 걸려요. 인형 하나를 그리는 데 열흘 이상 걸린 적도 있어요.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의 작품을 따라하기보다 자기만의 스타일대로, 스스로 만족스러운 표현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형 리페인팅 따라해보기
준비물 : 인형, 아세톤 원액, 장갑, 마스크, 화장솜, 무광 코팅 스프레이, 아크릴 물감, 파스텔, 색연필, 여러 가지 붓, 팔레트, 물통
 
1. 먼저 인형을 준비하세요. 머리카락과 몸통 부분을 안 쓰는 헝겊으로 감싸두는 것이 좋아요. 작업하면서 물감이나 손때가 묻어 더러워질 수 있거든요.
 
2.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100% 아세톤을 화장솜에 묻혀 인형 얼굴을 닦아 줍니다. 아세톤은 매우 독한 약품이기 때문에 장갑과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사용하세요. 이때 손톱으로 인형 얼굴에 상처를 내지 않도록 조심해야 돼요. 화장솜으로 잘 지워지지 않는 곳은 면봉으로 구석구석 닦아줍니다.  
 
3. 얼굴을 다 지웠으면 무광 코팅 스프레이를 뿌리고 2시간 정도 말립니다. 그냥 해도 상관은 없지만 스프레이를 뿌리면 표면에 얇은 피막이 생겨 색깔이 잘 나타나요.  
 
4. 볼터치에 사용할 색깔의 파스텔을 칼로 살살 긁어서 가루를 내요. 그 가루를 붓에 살짝 묻혀서 인형의 볼에 색깔을 내줍니다. 동글동글 붓을 굴리면서 원하는 모양과 색으로 칠해요. 몇 가지 파스텔을 섞어서 오묘한 색깔을 낼 수도 있답니다.  
 
5. 입술에도 파스텔을 베이스로 발라준 뒤 색연필로 미세한 입술주름을 표현해요.  
 
6. 이번에는 갈색 계열로 아이섀도를 칠해줄까요. 자신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됐다고 생각해도 좋아요. 그윽한 눈매가 되도록 눈꺼풀 부분을 색칠하고 물감으로 아이라인도 그립니다.  
 
7. 눈동자를 그릴 차례예요. 시선이 어느 방향을 향하게 할지 정한 뒤 흰색 색연필로 자리를 잡아 윤곽을 그려주세요. 그 다음 흰색 아크릴 물감으로 눈의 흰자 부분을 칠합니다. 붓은 사용한 뒤 바로 물에 헹궈둬야 물감이 굳어서 붓이 망가지는 걸 방지할 수 있어요.
 
8. 눈동자 안쪽 홍채 부분도 칠합니다. 연한 색부터 칠한 뒤 마르면 조금씩 진한 색을 칠해서 그라데이션(음영)이 생기도록 하세요. 홍채의 미세한 선을 섬세하게 표현할수록 진짜 눈처럼 보입니다.  
 
9. 색연필로 눈썹의 윤곽을 그려요. 눈썹의 모양에 따라서도 얼굴 느낌이 달라집니다. 파스텔과 아크릴 물감으로 눈썹의 결을 표현해주세요.  
 
10. 진한 갈색으로 동공을 칠해준 뒤 마지막 하이라이트, 흰색 점을 찍어 반짝이는 눈을 만들어주세요. 아주 섬세한 과정이기 때문에 바늘이나 색연필 끝 뾰족한 부분에 물감을 묻혀 찍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11. 짜잔! 단 하나뿐인 나만의 인형 완성!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동행취재=박민혁(경기 구봉초 4)·박준혁(경기 구봉초 6)·이지원(서울 서래초 4) 학생기자, 사진=송상섭(오픈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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