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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여경 80%가 하위직, "간부임용 때 여경비율 제한한 때문"

중앙일보 2017.10.16 15:24
제 70회 여경의 날을 맞아 1일 서울 경찰청에서 으뜸여경으로 선정된 부산청 교통과 안전계 조지영 경사가 강신명 경찰청장과 가족으로부터 특진 계급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제 70회 여경의 날을 맞아 1일 서울 경찰청에서 으뜸여경으로 선정된 부산청 교통과 안전계 조지영 경사가 강신명 경찰청장과 가족으로부터 특진 계급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남성 중심적 경찰 문화는 당장 간부 숫자에서 드러난다.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의 경우 남자경찰관(남경)은 104명이다. 하지만 여경은 고작 2명이다. 경찰 조직에서 여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섰지만 경무관 이상 고위직의 여경 비중은 0.19%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치안감 이상 최고위직의 여성 간부 수는 경찰 역사상 1명이다.

여경 1만여명 시대에 경무관 이상 고위직 여경 2명뿐…여경 80% 경사 이하 직급
국가인권위원회 경찰대·간부공채 여경 합격 비율 확대 권고…경찰청 완력 필요한 직업이라며 거부
전문가들 “경찰 업무 범죄예방·사회적약자 보호 위주로 바뀌어 여경 역할 커지고 있어”

 
여경의 80%는 하위직에 머물러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6월말 기준 경찰공무원 11만6914명 가운데 경사 이하의 하위직 여경은 1만268명으로 8.8%를 차지한다. 반면 경사 이하의 남경은 4만9845명으로 42.6%다. 남경의 절반 이상은 간부급 이상의 직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는 경찰 간부로 채용되는 경찰대 입학과 경찰간부후보생 공채시험에서 여성 비율을 10% 수준으로 제한해 둔 영향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경찰대 정원 100명 중 여학생은 12명이다. 경찰간부후보생 공채 50명 중 여성은 5명으로 묶여 있다. 
지난 3월 16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대학 대강당에서 열린 경찰대학생·간부후보생 합동임용식에서 임용자들이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지난 3월 16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대학 대강당에서 열린 경찰대학생·간부후보생 합동임용식에서 임용자들이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이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경찰대, 2013년 경찰간부후보생 공채에서 여성 채용 비율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2005년에는 경찰 공무원 공채에서 남녀를 구분해서 모집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경찰청은 완력이 필요한 특수한 직업이라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찰 업무가 치안에서 범죄 예방과 사회적 약자 보호로 이동하는 추세를 반영해 경찰 조직이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찰대 행정학과 강욱 교수는 “드론·무인자동차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경찰 업무가 늘면서 섬세한 여성이 오히려 유리하다”며 “완력이 필요한 업무는 전기충격기 등 도구를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공권력을 강화해 보완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여건이 갖춰진 미국이나 유럽은 여경 비율이 15~25%에 이른다.  
 
경찰청은 뒤늦게 내부적으로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청 조지호 인사담당관은 “이르면 내년부터 경찰대의 여학생 비율 제한을 없애고, 남녀 구분없이 통합 선발할 계획”이라며 “이후 경찰간부후보생 공채 시험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최모란·이은지·김호·백경서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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