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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 내라"며 장의차 막은 주민들, 경찰 조사받는다

중앙일보 2017.10.16 14:41
운구차 자료사진. [중앙포토]

운구차 자료사진. [중앙포토]

마을 주변에 묘를 쓰려면 수백만 원을 내야 한다며 장의차를 가로막고 유족에게 350만원을 받은 마을 주민들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16일 부여경찰서에 따르면 충남 부여의 한 마을 이장 A씨 등 주민 4명이 형법상 장례식 등 방해죄와 공갈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8월 8일 오전 7시쯤 이들은 1t 화물차로 장의차를 가로막고 "마을 주변에 묘를 조성하려면 300만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유족들이 요구를 거절하자 주민들은 되레 500만원을 내지 않으면 운구차를 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10년 전 매입한 야산에 매장하려고 어머니 시신을 운구차로 모셔오던 중이었으며 야산은 마을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요구가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장례 절차가 늦어지고 더운 여름 어머니의 시신이 상할 것을 우려해 350만원을 건넸다.  
 
유족은 "주민들 때문에 장례 절차가 2시간가량 지체됐고, 마을 주민들이 통행료 명목으로 부당하게 돈을 받아갔다"며 청와대에 진정서를 넣었고, 부여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마을 주민들은 경찰 조사에서 "유족에게 받은 돈은 마을발전기금 명목이며 마을에 묘를 쓰는 유족은 통상적으로 돈을 냈다"며 "승강이는 2시간이 아니라 30분 정도만 벌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장례식을 방해했고, 주민 여러 명이 위력을 행사해 돈을 받은 것은 형법상 장례식 등의 방해죄와 공갈죄에 해당한다"며 "조사를 마친 뒤 A 이장 등 4명을 입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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