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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칙 무너져” 박근혜 변호인단 전원 사임…재판부, 재고 요청

중앙일보 2017.10.16 12:49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 7명이 16일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하며 재판부에 전원 사임계를 제출했다.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정식 재판에 출석해 유영하 변호사의 안내를 받고 있다. 임현동 기자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정식 재판에 출석해 유영하 변호사의 안내를 받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서 “피고인을 위한 어떤 변론도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모두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무죄 추정과 불구속 재판이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이 힘없이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변호인들은 더는 향후 재판 절차에 관여해야 할 어떤 당위성도 느끼지 못했다”면서 “살기가 가득 찬 법정에 피고인을 홀로 두고 떠난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부의 추가 영장 발부는 사법부의 치욕적인 흑역사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과연 피고인이 인멸할 증거가 어디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구속 연장 결정을 비판했다.
 
이어 “저희의 결정에 무책임하고 꼼수를 부린다는 비난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모든 비난을 감당하겠다”며 “역사를 관장하는 신이 재판부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후세가 이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어떠한 재판 외적인 고려 없이 구속 사건을 심리해서 결정했다. 영장 재발부가 피고인에 대해 유죄의 예단을 갖는다는 것도 아니다”면서 “(집단 사임을) 신중히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변호인이) 모두 사퇴하는 경우 새로운 변호인을 선임하거나 국선 변호인을 선임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며 “그 경우 10만 쪽이 넘는 수사 기록과 재판 진행 상황을 검토해야 해서 심리가 상당히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검찰 측도 “재판부의 구속영장 발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피고인 측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향후 적절한 재판을 위해 피고인 측에 다시 한 번 재판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일단 17일 예정된 재판은 열지 않고, 오는 19일 다음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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