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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소방 안전 교육, 정말 잘 되는 거 맞나요?

중앙일보 2017.10.16 09:29
 by 탄현지부
 
소방청 화재예방과 김성두 소방위는 “전국의 모든 학교는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관리에 관한 규정 제14조(소방훈련과 교육)에 의해 소방훈련을 연 2회 이상 실시해야 한다. 그 중 1회 이상은 소방관서와 합동으로 소방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대통령령 제 19009호(공공기관의 방화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옥내소화전(소방 비상벨)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학교 안 현실은 전혀 다르다. 교직원은 물론 학생들도 화재발생에 대해 무감각하고, 소방 비상벨은 화재발생을 알리는 사이렌이 아니라 듣기 싫은 알람처럼 치부한다. 심지어 소방훈련조차 진지한 모습으로 참여하기보다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뛰어다녀 마치 쉬는 시간 같다. 이에 tong 청소년기자들은 교내 소방 안전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와 학생 의견을 들었다.  
 
소방훈련이 있던 날의 교내 모습

소방훈련이 있던 날의 교내 모습

교내 소화전

교내 소화전

 
사진은 소방훈련이 있던 날의 교내 모습(위)과 교내 소화전(아래)을 찍은 모습이다.  
 
설문은 8월 26일부터 9월 2일까지 구글 설문지를 통해 주엽고와 대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 222명 중 소방훈련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학생은 199명으로 89.6%를 차지했다. 또한 학교에서 소방 비상벨이 울려도 대피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92.3%인 205명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소방훈련을 해도 장비 질이 좋지 않아 지시사항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소방 비상벨이 울려도 대부분 선생님들은 학생의 장난이나 시스템 오류로 생각해 대피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산동고 김준선 군(16)

일산동고 김준선 군(16)

일산동고 김준선 군(16)은 소방 비상벨을 장난으로 울린 학생을 학교에선 처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상벨을 울리고 바로 도망가기 때문에 딱히 잡을 방법도 없다. 또 비상벨이 울려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 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비상벨 소리를 듣고 대피하려 했지만, 선생님이 ‘무슨 짓이냐’며 이를 제지한 경우도 있다”고 김준선 학생은 말했다. 비상벨이 울려도 위급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누군가의 장난 쯤으로 여겨 모두 대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린인터넷고 1학년 백창인 군(15)

선린인터넷고 1학년 백창인 군(15)

선린인터넷고 1학년 백창인 군(15)은 중학교 시절 방송반 활동을 했다. 백 군의 설명에 따르면 “중학교 시절 화재로 인해서 소방 비상벨이 울린 경험은 없다”면서도 “오류나 정기점검 등으로 비상벨이 울린 경우는 많다”고 말했다.
 
화재 시에만 울려야 하는 소방 비상벨이 학생들의 장난이나 시스템 오류로 울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벨이 울려도 학생은 물론이고 선생님들조차 대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 군은 또한 “소방 비상벨을 점검할 때, 별도 안내방송 없이 진행해 방송반 멤버로서 불만이었다”고도 설명했다.
 
또 소방훈련 자체도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이 백 군의 설명이다. “소방훈련 당시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대피하고 소방관들이 마이크로 소방 훈련을 진행했다. 이 때, 운동장 스피커로 안내방송을 하다 보니 소리가 울리고, 화재 진압 훈련도 소수 학생만 참여해 제대로 훈련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방청 화재예방과 김성두 소방위는 “미리 안내가 있는 정기점검을 제외하고 소방 비상벨이 울리면 항상 대피하는 것이 옳다”며 “우선 대피하고 그 후에 진짜 화재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소방위는 “소방비상벨이 울렸을 때, 선생님이 대피하려는 학생을 막아도 관련 법규가 없어 처벌받지 않는다. 학생이 피해를 입었을 때만 과실치사죄(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하는 죄)로 형법상 처벌받는다. 또한, 안내방송 없이 정기점검을 하면서 비상벨을 울려도 소방법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성두 소방위가 추천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학교와 사회가 실천해야 할 개선방안을 정리해봤다.  

 
1. 학교에서는 소방비상벨이 울리면 우선 대피하는 것을 메뉴얼로 만들어 실시해야 한다.  
2. 소방비상벨을 장난으로 누른 사람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3. 비상벨이 울렸을 때 대피를 제지한 사람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제도가 제정돼야 한다.  
 
4. 정기점검 전에 항상 방송 등으로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5. 소방훈련 중 대피 훈련 뿐만 아니라 화재 진압 훈련도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화재 진압 훈련에 관한 내용을 학생들이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글=신재혁(일산대진고1)·최재훈·정준한(주엽고1), 사진=신재혁·최재훈, 취재=신재혁·신재성·한승민(일산대진고1)·최재훈·정준한·오시진(주엽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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