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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액션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중앙일보 2017.10.16 01:00 종합 27면 지면보기
정통 액션 누아르 영화 ‘맨헌트’를 들고 부산국제 영화제에 참석한 우위썬 감독. [사진 STUDIO 706]

정통 액션 누아르 영화 ‘맨헌트’를 들고 부산국제 영화제에 참석한 우위썬 감독. [사진 STUDIO 706]

‘영웅본색’(1986)·‘첩혈쌍웅’(1989)의 우위썬(吳宇森·오우삼·71) 감독이 신작 ‘맨헌트’(12월 개봉 예정)를 들고 부산영화제에 참석했다. 1980~90년대 홍콩 누아르 팬들에겐 깜짝 선물 같은 영화다. 새 영화 ‘맨헌트’는 누명을 쓴 남자 두 추(장한위)가 거대 권력에 맞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경찰(후쿠야마 마사하루)과 킬러들이 얽히고 설키는 가운데 하지원이 여성 킬러로 출연한다. 우 감독 특유의 화려한 권총 액션, 남자들의 의리와 우정, 낭만적인 무드가 여전하다. 우 감독을 15일 부산에서 만났다.
 

영화 ‘맨헌트’로 부산 온 우위썬 감독
“여자 킬러 내 영화에 처음 등장
하지원을 저우룬파로 여기고 찍어”

일본 명배우 다카쿠라 켄(1931~2014) 주연의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1976, 사토 준야 감독)의 원작 소설을 다시 영화화했다.
“다카쿠라 켄은 내 영웅이었다. 그의 남자다운 아우라와 로맨틱한 모습을 ‘영웅본색’(1986)의 마크(저우룬파·주윤발)에 그대로 반영했을 정도다. 기회가 된다면 헌정하는 마음으로 그의 영화를 리메이크하고 싶었다.”
 
서사의 뼈대는 원작에서 가져왔지만, 우 감독의 유산이 곳곳에서 보인다. 특히 ‘첩혈쌍웅’(1989)이 떠오르는데.
“이번 영화는 나 스스로 과거의 작품을 회고하는 의미도 있다. 최근 몇 년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는데, ‘당신의 옛날 영화가 그립다. 다시 보고 싶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복잡한 현실에서 내 옛날 영화를 보면 무엇이 중요한지 명확해진다더라. 내 영화엔 정의,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정 같은 게 담겨 있으니까.”
 
영화에서 킬러로 분한 하지원. 우 감독은 “몸의 율동감이 있고, 내면 연기도 잘 하는 배우”라고 했다.

영화에서 킬러로 분한 하지원. 우 감독은 “몸의 율동감이 있고, 내면 연기도 잘 하는 배우”라고 했다.

‘맨헌트’의 여성들은 주체적이고 강하다. 액션도 잘하고. 여자 킬러인 레인(하지원)과 던(안젤리스 우)의 우정도 흥미롭다.
“여자 킬러는 원작에 없는 부분이고, 내 영화에 처음 등장했다. 2014년에 ‘태평륜’을 만들며 여성의 지혜로움과 강인함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했다 (‘태평륜’ 시리즈에서 장쯔이와 송혜교는 전쟁의 고통을 불굴의 의지로 헤쳐나간다). 운명적인 관계, 우정, 의리, 복수 등의 옛날 남자 캐릭터의 설정을 여성 캐릭터에 고스란히 옮겨 왔다.”
 
하지원과의 작업은 어땠나.
“그가 액션을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본능적으로 몸에 율동감이 있고, 동시에 감성적이면서 내면 연기도 잘해 현장에서 추가한 장면이 많았다. 제 딸(안젤리스 우)도 액션을 잘하지만 둘이 함께 할 때 훨씬 더 리드미컬하고 강인한 모습이 나오더라. 하지원씨가 연기하면 ‘저우룬파다’ 생각하고 찍었다.”
 
대형 사극을 많이 하다 오랜만에 액션영화로 돌아왔는데, 당신에게 액션영화는 어떤 의미인가.
“사람 사이의 진실한 감정을 몸의 움직임을 통해 보다 더 힘있고 낭만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전세계 액션배우와 스턴트배우들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액션영화를 계속 할 것이고, 다음 작품은 유럽에서 만들 예정이다.” 
 
부산=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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