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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난임 극복 캠페인 ‘희망이 생명을 만든다’ ④ 임신 도전 6전7기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중앙일보 2017.10.16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은 1.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심각한 사회 이슈로 떠오른 난임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국내 부부 7쌍 중 한 쌍이 난임을 겪고 있으며 지난해 난임 치료를 받은 인구만 22만 명에 이른다. 난임 극복은 시대적 과제다. 이에 중앙일보는 지난 4월부터 마리아병원과 함께 난임 극복 캠페인을 펼쳐왔다.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 10쌍에게 시험관 시술 1회를 무료 지원했다. 이들 중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버텨 최근 임신에 성공한 두 산모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들어봤다. 
 

41세에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

결혼 11년 만에 들은 임신 소식

심적·경제적 고통 모두 사라져

 
#첫 번째 이야기-쌍둥이 태아 얻어
 
우현영(41·여)씨와 남편 정청원(38)씨는 5년 전 결혼했다. 우씨는 당장 임신을 하더라도 고위험 산모에 해당했던 만큼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임신을 계획했다. 집 근처 병원에서 과배란을 유도하는 주사를 맞으며 날짜를 받아 자연 임신을 시도했다. 임신에 계속 실패하자 부부는 다른 병원을 찾아 나팔관 조영술과 정자 검사 등 난임 검사를 받았다. 우씨는 나팔관 한쪽이 막혀 있고 배란이 잘 되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남편은 정상 정자가 1%에 불과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시험관 시술 외에는 임신할 방법이 없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수정시켜 며칠간 ‘배아’ 상태로 키운 뒤 다시 여성 자궁내막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우씨 부부는 희망을 갖고 시험관아기 시술에 도전했다. 18개의 난자를 채취한 뒤 6일간 배양한 배아 3개를 이식했다. 하지만 임신에 실패했다. 2차, 3차도 마찬가지였다. 채취된 난자 수도 9개로 뚝 떨어졌다. 심신은 지쳤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4차 시도 때는 배아 3개를 이식했고 HCG 임신호르몬 수치로 임신이 확인됐다. 임신에 성공한 듯했으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우씨 부부는 소중하게 얻은 아이를 계류유산으로 보내야 했다. 절망적이었다. 우씨는 “유산 후 3개월 쉬는 동안 미친 사람처럼 지냈다”며 “밤새 다른 사람들의 임신 성공 후기를 읽고 울고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5차 시도는 더욱 힘겨웠다. 난자 채취를 준비하던 즈음 우씨의 아버지가 급성 폐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우씨는 아버지의 병간호와 시술 준비를 병행했다. 아버지의 병환은 급속도로 나빠졌고 우씨는 곧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우씨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배에 과배란 주사를 놓을 정도로 의지가 강했지만 스트레스 때문인지 5차 시술 결과 역시 좋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게 허무했고 원망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남편도 시댁 어른들도 말리기 시작했지만 우씨는 임신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남편을 설득했고 서로 깊이 이해하게 됐다. 우씨는 다니던 병원에서 6차 시술을 마친 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마리아병원에서 7차 시도를 했다. 그는 “큰 병원인데도 의료진과 직원 모두 따뜻하게 맞아줘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난자를 채취하던 날과 자궁 내시경검사를 받던 날을 기억했다. 우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누워 있는데 담당 선생님이 다 잘 될 거라며 마음을 다독여줬다”며 “감정이 북받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우씨는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난자를 채취했다. 마리아병원에서는 ‘현미경 미세조작술’로 미세침을 이용해 정자 한 마리를 난자 속으로 직접 찔러 넣어 수정을 시켰다. 수입품이 아닌 연구진이 직접 개발한 배양액을 사용해 배아를 키웠고, 배아 상태를 24시간 관찰하는 ‘실시간 배아관찰경’으로 최상급 배아를 선별해 이식했다. 시술을 할 때마다 우씨 부부의 정보가 담긴 고유의 QR코드를 찍어 배아가 바뀌지 않도록 믿음을 줬다. 그리고 8월 말 부부는 기다리던 임신 소식을 들었다. 배 속에 품은 14주차 쌍둥이 태아 덕분에 우씨 부부는 요즘 매일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우씨는 “난임 시술에 매달린 지난 5년 동안 전셋집이 월세로 바뀌었고 통장은 비어갔지만 임신 사실을 안 순간 모든 고통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출을 받아 시술을 받고, 또다시 일터로 돌아가 돈을 모아 도전했던 시간이 있었기에 우씨에겐 지금의 시간이 더 소중하다.
 
 
#두 번째 이야기-난소 기능은 45세
 
올해로 결혼 11년차인 최수연(33·여)·박희남(39) 부부는 다소 이른 시기에 결혼해 약 7~8년을 자녀 계획 없이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어느 순간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임신과 출산을 하기 시작했고 최씨 부부도 천천히 임신을 생각하게 됐다. 임신이 잘 되지 않아 병원을 방문했지만 “아직 어리니 나중에 오라”는 얘기만 들었다.
 
 결혼 후 8년 만에 한 난임 검사 결과 최씨는 나팔관 오른쪽이 막혀 있었다. 얼마 후에는 자궁 외 임신으로 왼쪽마저 절제해야 했다. 양쪽 난관이 막혔으니 희망은 시험관아기 시술뿐이었다. 부부는 어렵게 돈을 모아 2015년부터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번번이 실패였다. 여섯 차례 시도 중 두 번은 난자 채취조차 하지 못했다. 최씨의 나이는 30대 초반이었지만 난소 기능 검사 수치상으로는 45세 여성의 몸에 가까웠다. 난소 기능이 떨어지니 당연히 임신이 어려웠던 것이다.
 
 마리아병원에서 올여름 시험관아기 시술을 진행했다. 난자 채취에 실패한 경우까지 합치면 벌써 일곱 번째 시도였다. 8월 말 난자를 채취한 뒤 9월 초 이식을 했고 2주 후 임신을 확인했다. 최근 최씨는 초음파로 아기도 보고 심장박동 소리도 들었다. 남편 박씨 역시 기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최씨는 “초음파로 아기집을 보는 순간 뛸 듯이 기뻤지만 진료실 문을 열고 나오면서는 무표정한 연기를 해야 했다”며 “밖에서 대기 중인 많은 산모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난임 부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아이가 찾아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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