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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무기 관리 능력 의문…의회 등서 핵 권한 제한해야"

중앙일보 2017.10.12 17:44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가 발사됐다. ‘미니트맨3’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핵 ICBM이다. [사진 미 공군]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가 발사됐다. ‘미니트맨3’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핵 ICBM이다. [사진 미 공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공격 권한을 제한해햐 한다는 논의가 미국 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관리 능력이 의문시된다"며 "의회와 행정부가 핵무기 사용 권한을 제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백악관 안보회의에서 현재 미국의 핵전력을 10배 증강시키길 희망하는 발언을 했다는 NBC방송의 보도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핵 전력 10배 증강 원했다"는 NBC 보도 파장
NYT 는 사설 통해 "막강한 대통령의 핵 권한법 개정 필요"
핵탄두 4000개 중 1103개만으로도 적국 대응

트럼프가 즉각 “NBC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반박하고, 이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성명을 통해 사실관계를 부인했지만 여파는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미 미군이 40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폭 증강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구 상 최대 파괴력을 가진 미국의 핵 군비를 이해하고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핵탄두 증강과 관련해선 그래픽을 통해 “미국이 보유한 4000개 핵탄두 가운데 1103개의 핵탄두만 사용해도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리비아,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서 대량 살상이 가능하고, 그러고도 2897개의 핵탄두가 남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상대로 ‘완전한 파멸’을 언급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려는 움직임 등도 핵 관리 능력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회의 선전포고 없이는 대통령이 선제 핵 공격을 명령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건전한 구상”이라고 주장했다.
밥 코커, 미 상원 외교위원장.

밥 코커, 미 상원 외교위원장.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의 최근 트럼프 비판도 거들었다. 코커 위원장은 지난 8일 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잇따른 대북 강경 트윗과 관련해 "나라를 3차 세계대전으로 끌고 가는 무모한 협박"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또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다루고 있다"며 "그가 초짜 견습생처럼 행동해 불안하다"고도 말했다.  
코커 위원장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대북협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트럼프의 언동도 문제 삼았다. 그는 "틸러슨 장관을 포함한 세 명(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우리나라를 혼란 상태로부터 지켜주는 사람들”이라고 역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업무 오찬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욕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업무 오찬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욕 연합뉴스]

NYT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의 핵무기 관련 발언도 이런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는 “사용하지 않으려면 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NYT는 한국과 일본의 독자 핵무장론까지 언급하는 등 “트럼프가 핵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의회가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권한 제한에 나서는 것과 동시에 외교안보 수장(국무·국방장관)이 대통령의 모든 핵 공격 명령에 승인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46년에 제정된 미 원자력법은 대통령의 핵무기 공격 사용 전권을 담고 있다. NYT는 “당시엔 핵 사용을 선호하는 군부를 견제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며 시대 변화에 맞는 법안 수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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