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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아파트 10층 화재, 불길 피하던 40대 여성 추락사

중앙일보 2017.10.12 14:57
12일 오전 경남 김해시 한 아파트 10층에서 발생한 화재현장. [김해중부경찰서]

12일 오전 경남 김해시 한 아파트 10층에서 발생한 화재현장. [김해중부경찰서]

12일 오전 4시 57분쯤 경남 김해시 외동의 한 아파트 10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집 내부 80여㎡를 다 태워 15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낸 뒤 30여분 만에 꺼졌다. 그러나 당시 집에서 혼자 잠을 자고 있던 A씨(48·여)가 베란다에서 추락해 숨졌다. 
 

12일 새벽에 불길, 혼자 자다 베란다로 피했지만 참변
1999년 지어져 17층 중 16층 이상만 스프링클러 설치
소방관계자 “스프링클러만 설치됐어도 인명피해 막았을 것”

경찰은 A씨가 잠을 자다 불길을 보고 베란다 쪽으로 대피했다가 추락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에게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편이 있었으나 남편은 함양에 볼일을 보러 가 화재 당시 집에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해중부경찰서 전경. [경남경찰청]

김해중부경찰서 전경. [경남경찰청]

김해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밖에서 다른 일을 하다 이날 오전 1시쯤 귀가했다. 이후 혼자 잠을 자다 이런 변을 당했다. 경찰은 A씨가 귀가한 뒤 가스레인지를 사용한 뒤 불을 끄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이날 현장 감식 결과 불길이 가스레인지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또 아파트 관계자에게서 “(불 난 집을) 보고 있으니까 사람이 불이 붙은 채 뛰어내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이 A씨가 화재를 피해 베란다로 이동했다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다. 화재 당시 아파트에 살던 50여명은 급히 대피해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
연세대 방재안전관리 연구센터가 연세대 대운동장에서 연 지하철 자동소화시스템 시연회 모습. 이 자동소화 시스템은 전동차량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면(맨 왼쪽) 소화약제인 강화액이 스프링클러를 통해 뿜어져 나와(가운데) 3초만에 진화된다(오른쪽 사진). [중앙포토]

연세대 방재안전관리 연구센터가 연세대 대운동장에서 연 지하철 자동소화시스템 시연회 모습. 이 자동소화 시스템은 전동차량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면(맨 왼쪽) 소화약제인 강화액이 스프링클러를 통해 뿜어져 나와(가운데) 3초만에 진화된다(오른쪽 사진). [중앙포토]

 
하지만 해당 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층인 해당 아파트는 1999년 지어졌다. 화재 예방·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당시에는 16층 이상에만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었다. 10층인 A씨 집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법은 2005년 1월 개정되면서 11층 이상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 됐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자동 화재감지 장치와 옥내소화전이 제대로 작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스프링클러만 설치돼 있지 않았다”며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와 함께 화재 확산을 막는 스프링클러만 설치됐더라도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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