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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난 다른 사람들보다 북한에 더 강력하고 강경"

중앙일보 2017.10.12 14: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1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1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대북 강경 대응'을 다짐하고 나섰다.

"틸러슨 장관과 생각 같냐"는 질문에 "최종 결정은 내가 한다" 일축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지금 뭔가를 해야만 한다"며 강력대응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오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틸러슨 국무장관과 같은 입장인가"란 질문에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그 주제(북한)에 대해 더 강력하고 강경하다(stronger and tougher)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난 모든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만 궁극적으로 중요한 한 가지는 내 태도다. 그렇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트럼프는 "일은 바로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시스템은 이런 방식으로 작동한다" 고 덧붙였다. 북한과의 대화론을 강조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자가 대통령 본인이란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틸러슨 장관을 향해 "시간 낭비하지 마라"고 꼬집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오찬장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오찬장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

 
트럼프는 "그것(북핵 문제)은 단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이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난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세계를 위해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미국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조하겠다는 뜻일 수 있지만 듣기에 따라선 북핵 문제의 싹을 잘라 버리는 과감한 결정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또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을 비롯 국가안보회의(NSC) 멤버들로부터 백악관 상황실에서 군사행동을 포함한 대북 옵션을 심도있게 보고받은 지 하루 만에 내놓은 발언이란 점도 주목된다. "폭풍 전 고요" "단 한가지 방법" 등의 발언에 이어 군사행동 가능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북한과 중국에 대한 협상력을 키우는 트럼프 특유의 표현 방식"이란 분석이 지배적이긴 하나 트럼프 본인이 여전히 군사행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는 25년 전, 20년 전, 5년 전에 다뤘어야 했다"며 과거 정권의 미숙했던 북한 대응을 재차 비난하면서 "지금 보는 바와 같이 매우 진전된 곳까지 왔다. (지금) 뭔가를 해야만 한다. 우리는 이런 일(북핵)이 일어나도록 놔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 카드를 꺼내들려고 했던 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기 위해선 부담이 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대신 한·미 FTA를 선택하는 게 좋겠다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의 권유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온라인매체 '더 데일리 비스트'가 11일 보도했다.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오른쪽). 가운데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오른쪽). 가운데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 여름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행정부 관계자들이 "나프타는 폐기하지 말고 '재협상'을 택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 이에 트럼프가 "선거 기간 내내 나프타를 비난해 왔는데 살살 다룰 경우 지지층에 '미국 우선주의'를 각인하지 못한다"며 폐지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자 나바로 위원장이 "그렇다면 한·미 FTA에 대한 공격 쪽으로 초점을 다시 맞추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는 깊이 고려하지 않고 (나바로의 주장에) 동의했다고 한다. 이 매체는 "충동적인 면이 적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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