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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국정원 '전교조 와해 특수공작'…교사로 위장해 양심선언

중앙일보 2017.10.12 12:25
국정원 로고(좌)와 국정원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양심선언' 글(우) [사진=중앙포토, 포털 다음 아고라 캡처 연합뉴스]

국정원 로고(좌)와 국정원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양심선언' 글(우) [사진=중앙포토, 포털 다음 아고라 캡처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회원을 가장해 전교조 탈퇴를 유도하는 '특수공작'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이 정부 시절 국정원 심리전단이 2011년 5월 하순께 원세훈 당시 원장에게 '전교조 와해 특수공작' 계획을 보고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문서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에 넘겼다.

 
적폐청산 TF에 따르면 2011년 5월 19일 보수 성향 단체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 연합'의 김모 대표는 전교조 소속 교사 6만여 명에게 전교조 탈퇴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에 국정원 심리전단은 전교조 교사로 위장, 편지에 응답하는 '전교조 폭로 양심선언' 글을 올리겠다고 온라인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양심선언' 글 [포털 다음 아고라 캡처=연합뉴스]

국정원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양심선언' 글 [포털 다음 아고라 캡처=연합뉴스]

이어 5월 31일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양심교사'라는 ID로 '이제 나는 전교조 교사가 아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김 대표가 보낸 편지를 받고 고심한 끝에 떳떳한 교사가 되기 위해 전교조를 탈퇴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전교조가 참교육과 거리가 멀어지고 이념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당시 보수 성향 인터넷 언론들은 전교조 교사가 '양심선언'을 했다며 이 글을 보도했고, 보수 논객들에 의해 전파하면서 '전교조 교사의 투항'이라고 평가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글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전교조 와해 특수공작'으로 배우 나체 합성 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팀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은 외국인 명의로 '대포 인터넷신분(ID)'을 사용하고, 인터넷 주소(IP) 우회 프로그램을 활용해 IP추적을 피하려고 했다. 
 
또 검찰은 '학부모 연합' 간부와 심리전단 직원이 다수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단체가 전교조 교사 6만 여명에 편지를 대량 발송하는 데 3000만원 가량 자금을 쓴 과정에 국정원이 관여했는지 조사 중이다.  
 
'나는 이제 전교조 교사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린 '양심선언' ID는 현재 가입자 탈퇴 상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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