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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가 단체로 독감 예방접종에 나선 까닭은?

중앙일보 2017.10.12 10:50
청와대 참모진이 12일 단체로 팔을 걷어붙인다.
 

예방접종은 대통령 비서실 인사운영 규정 따른 의무
역대 대통령, 격무에 시달리다가 감기에 자주 걸려
대통령 건강 상태는 경호처 ‘2급 비밀’에 준해 관리
MB, 퇴임 뒤 홀로 조용히 치료받은 경험 말하기도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가 끝난 뒤 임 실장을 비롯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수석비서관과 보좌관, 제1ㆍ2부속비서관과 의전비서관 등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밝혔다.
 
건강 자체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대통령과 자주 접촉하는 만큼 독감에 걸리지 않게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근접 수행하거나 경호하는 행정관과 경호관, 행정요원 등도 접종 대상이다.
 
청와대 참모진이 12일 단체로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 [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청와대 참모진이 12일 단체로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 [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역대 청와대는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이 되면 참모진에 대한 독감 예방접종을 진행해 왔다. 대통령 비서실 인사운영 규정과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대통령 근접 직원은 독감 예방접종이 ‘의무 사항’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의무 대상뿐 아니라 예방접종 희망자도 예방주사를 맞게할 방침이다. 다만 의무 접종 대상자의 숫자는 보안사항이므로 청와대는 공개할 수 없다고 입장이다.
 
격무에 시달리는 역대 대통령에게 감기는 국정수행의 주적으로 통한다. 특히, 역대 대통령은 외국 순방을 다녀온 뒤 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감기와 몸살 증세를 호소하곤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순방 이후 생긴 감기 증세로 인해 2006년 9월 강원도 정선에서 열리는 ‘신활력사업 성과보고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외부 일정을 취소한 건 당시 행사가 처음이었다. 2007년 1월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한ㆍ중ㆍ일 정상회의 때는 감기 증세 등으로 인해 정상 만찬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오찬에 잇따라 불참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2009년 신종 플루가 유행할 때에는 발열 등 신종 플루 관련 증상을 보이는 청와대 직원은 무조건 격리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은 뒤에도 업무 복귀만 가능했을뿐 보균상태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전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하는 일은 최소화했다고 한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평상시 감기 등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하지 말도록 하는 의무실 규정이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감기와 고열로 인해 2015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발인제에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이 감기에 걸린 걸 공개적으로 알리는 행위는 되도록이면 자제한다. 대통령의 건강은 대통령 경호처에서 ‘2급 비밀’에 준해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정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청와대 직원에게 알리지 않고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조용히 치료를 한 적이 있다고 퇴임 후 주변에 얘기를 하기도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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