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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사상자 낸 5월 남양주 타워크레인 사고는 ‘인재(人災)’

중앙일보 2017.10.12 10:49
지난 5월 5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남양주 타워크레인 사고현장. [중앙포토]

지난 5월 5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남양주 타워크레인 사고현장. [중앙포토]

 
경기 의정부에서 또 타워크레인 사고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앞서 지난 5월 5명의 사상자를 낸 남양주 타워크레인 사고가 인재(人災)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업체 측이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수입산 순정 부품을 주문하지 않고, 철공소에서 제작한 ‘사제 부품’을 사용한 게 사고 원인으로 드러난 것이다. 

공사기간 단축 등 위해 ‘사제 부품’ 사용
경찰, 원청업체 등 사고 책임자 6명 입건

지난 10일 의정부서 또 사고, 5명 사상
경찰, 12일 원청업체ㆍ하청업체 압수수색
제조된 지 27년된 노후 타워크레인 사고

지난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계자들이 사고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계자들이 사고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12일 원청업체인 H사 현장소장과 비순정 부품 제작을 지시한 하도급업체(N사) 관계자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 중 원청업체 현장소장 A씨와 하청업체 안전책임자 B씨, 크레인업체 대표 C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 5월 22일 오후 4시 40분쯤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의 키를 높이는 인상작업(telescoping) 중 마스트(기둥)가 부러졌다. 이 사고로 석모(53)씨 등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 이틀 전 인상작업을 할 때
상부의 80t가량의 무게를 지탱하는 역할의 하는 기둥 하부 기어(보조 폴)의 거치대 부분 한쪽이 깨진 사실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공사 업체 측은 해당 타워크레인의 제조사인 스페인 소재 업체에서 순정 보조 폴을 받아 교체해야 했지만, 철공소에 자체적으로 주문해 제작한 부품으로 교체했다. 순정 부품으로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과 공기 연장을 우려한 것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앰블런스로 옮기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앰블런스로 옮기고 있다. 임현동 기자

 
그러나 사제 부품은 순정 부품만큼 무게를 견디지 못했고, 인상작업 중 사제 보조 폴이 깨졌다. 결국 타워크레인이 부러지면서 사고로 이어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사제 부품의 문제성 여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스페인의 크레인 제조사에 해당 부품의 크기와 재질, 형태 등 정보 관련 자문을 의뢰했었다.
 
경찰 수사결과 현장의 부실한 안전관리도 확인됐다. 하청업체는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타워크레인의 중요 부품을 도면도 없이 철공소에 임의로 제작을 의뢰한 뒤 사용했고, 원청업체는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
또 현장에 안전관리자들(원청, 하청 등 책임자)이 상주해 있었으나 근로자들이 안전고리를 장착하지 않고 작업하는 데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특히 현장에 투입되는 근로자들에게 안전교육과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돼 있는데도 교육시간으로 인해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려고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 게다가 교육을 실시한 것처럼 서면으로 기록을 남기기 위해 근로자들이 모여 있는 것을 사진 찍고, 교육을 받은 것으로 서명하게 했다.  
 
이 사고 이후 약 5개월 째인 지난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2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축공사 현장에서도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도 타워크레인 인상작업 중 발생했으며, 14층 높이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를 수사하는 의정부경찰서는 12일 오전 원청업체인 K사와 타워크레인을 대여한 B사, 크레인 해체를 담당 C사 등 하도급 업체, 현장 사무소 등 총 4곳을 압수수색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약과 현장 안전관리·교육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해 관계자들의 타워크레인 관리 실태와 과실 여부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계 기관의 조사에서 의정부 타워크레인의 사고는 노후된 시설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타워크레인이 제조된 지 27년이나 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타워크레인은 보통 많이 써도 10∼15년 정도인 점에 비춰볼 때 너무 낡은 설비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의정부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제조된 지 27년이면 상당히 오래된 설비인데 이 부분이 사고 원인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타워크레인 사용 연한에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불법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 해소를 위해 20년 이상된 타워크레인의 경우 비파괴 검사를 통해 기계적 결함 여부를 확인한 후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곧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주·의정부=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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